-
-
협상을 흔들면 논리가 털린다
김용훈 지음 / 제이앤씨커뮤니티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논리 오류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다. 언어영역을 준비하면서 개략적으로 오류의 성격을 학습했던 기억이 나고, 사실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오류를 외우고 익힌 덕분에 이 책의 흐름이 낯설거나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실용적 접목 방안이 역시나 막막하여 읽으면서 논리적 사고력은 충분히 되살아났으나 시험을 봐야만 할 것 같은 느낌에 시달려야했다. 이렇게 많은 오류를 알고 협상에 임하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스스로 자문도 해보았으나, 매우 높은 수준의 논리적 화술과 구조적 이해를 갖춘다면 진정 흥미로운 협상이 가능할 듯도 해보였다. 감정 조절을 할 재료를 평상심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어떤 오류로 인해 자신이 흥분하고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지 관찰 및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일상 대화, 조직의 의사 결정 체계에 길들여져 본질적인 논리력을 망각하고, 단순한 흐름형 논리로 일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원론에 가까운 이 책의 오류를 접함으로써 확실히 원초적 논리, 기본 중의 기본을 회복하여 능력을 신장할 수 있는 셈이다. 독자의 수준을 수험생으로 잡기에는 어려움은 분명 있지만, 옆에서 사례를 설명하고 직접 논쟁의 상대방 역할을 해준다면 이보다 더 논리력을 빨리 키울 학습 수단도 없을 듯하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늘 아쉬운 점이 하나 떠오른다. 로마 시대 멘토, 엄청나게 똑똑한 아리스토텔레스를 선생을 두었던 알렉산드로스. 나에게도 그런 선생이 비록 개인 교사는 아닐지라도 학원이나 학교에, 혹은 그냥 친구나 선배로나마 옆에 있었더라면 논리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풀며 자라났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항상 따라다닌다. 사실, 고등학교 때, 지금은 토론 수업과 여러 스피치 환경이 그런 학생들을 양산하고 있지만, 내 학창시절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감정에 호소하고 억양을 갖고 노는 웅변이 스피치 역할을 했을 뿐, 논리에 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혼자 논리야 놀자 시리즈를 읽고 뇌 구조를 개조한 경험이 있다. 언어영역이 하도 점수가 오르지 않아 선택한 방식이다. 신기하게도 논리야 놀자 시리즈를 2번 정도 감동하며 읽었고 적용했더니 언어영역이 크게 올랐다. 심지어 대입수능시험 0.9%에 이르는 성적을 받는 데 언어영역이 일조했을 정도다. 물론 실수로 날린 엉뚱한 문제 때문에 0.5%가 될 기회를 날렸지만 그래도 언어영역이 논리의 개선으로 성공을 이루지 못했더라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이 나와 같이 논리 구조가 막힌 뇌를 쾌청히 뚫는 용도로 활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