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 큰 기업 - 글로벌 대기업을 키운 세계의 작은 도시 이야기
모종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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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기업의 연결은 으레 인프라가 좋고 유통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대 도시로 생각하기 쉽다. 책에서 거론된, 그리고 세계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어보고도 남았을 기업들이 각 국가의 작은 도시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물론, 아주 작은 도시라고 할 수 는 없지만, 기업의 글로벌 명성과 규모에 비하면 작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다. 톨루즈는 에어버스, 시애틀은 스타벅스, 포틀랜드는 나이키 등으로 연결지어진다. 재미있게도 도시마다 기업을 지원하는 행태와 문화가 다르다. 산책을 즐기는 도시에 나이키가 자리잡아 라이프스타일과 제품의 일체화를 추구하는 건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시애틀은 스타벅스를 문화로 받아들인 첫 번째 도시다. 지금도 상징으로 살아숨쉬고 있는 스타벅스를 보면, 미국의 여타 도시와는 다르게 시애틀에서 만큼은 확실히 고유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일본으로 넘어가도 마찬가지다. 교토, 가나자와는 일본 대표 기업과 전통이 살아있는 기업 문화가 내재한 도시다. 유럽은 이케아와 알름홀트, 네슬레의 브베 등으로 축약된다. 책은 사진과 함께 도시 정서를 비추고 있어 마치 여행서적을 읽는 기분이 든다. 저자도 7년간 책에 소개된 국가의 도시를 돌아다니다 이 책을 집필했다. 도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로운데 저자처럼 여행하듯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은 도시의 규모보다 문화에 관심을 둔다. 세계적인 기업이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각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는 기업은 일단 도시의 규모보다는 문화를 택하고 있다. 그래야 제품 및 서비스가 소비자의 생활 속에 배어들 수 있는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유한 특성을 배재하고 대규모 도시를 벤치마킹한 경우에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성공한 경우가 없다. 본래의 정체성을 버리고, 유구한 역사를 사장한 채 모방만으로 성공하기란 결코 녹록지 않다. 한국도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며 여러 곳에 벤처기업 조성지를 구축하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정체성을 버리고 모방한 경우가 아니라, 농경지에 들어선 기업 환경인 만큼 시간과 노력만이 해답을 창출하리라 기대한다. 공기업 지방 이전도 그런 차원으로 바라봐도 무방하다. 물론, 부정적 외부 효과도 적지 않지만, 작은 도시가 주는 특수성에서 성장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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