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부동산 심리 - 집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마음은 왜 다른가
박원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투자는 결국 심리에 근원을 둔 행동이다. 부동산은 철두철미하게 심리에 따라 움직인다. 물론 거시적 환경 변화에 의해 심리가 연결되는 간섭 효과도 분명 있지만, 가까운 이웃과 지역 집단의 선택을 고려하면 심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일단, 투자는 거품을 숙명으로 한다. 부동산 과열기에는 거품이라 생각하며 관망하다가 끝물을 타고 악순환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은행과 투자사들의 영업 행위로 한 때 엄청난 손실을 전 세계적으로 야기한 금융위기는 아직 머릿속에 선하게 남아있다. 이익추구 행위가 정보 편향과 탐욕, 그리고 대중의 몰지각이 어우러졌을 때 어떤 종말을 초래하는지 서브프라임 사태로 확실한 역사를 기록하고 말았다. 한국의 부동산도 다른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성세대, 개발시대의 부동산 열품을 잊지 못하는 착각도 문제라고 지적하지만, 이런 과정은 한국만 겪은 게 아니다. 게다가, 국토 개발의 제한성, 수도권 과밀 등은 일본이나 싱가포르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잃어버린 10년, 아니 20년을 지나고 있는 일본을 보면, 이런 심리가 지속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도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침체를 겪고, 과거 정부의 정책 남발과 규제 변동성으로 말미암아 엉망이 되버린지 오래다. 이를 만회하기란 결코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 그런 우려는 역시나 현실로 드러났다. 전세값 폭등. 유례없는 전세난에 부동산 시장은 기형으로 변해버렸고, 매수세가 종적을 감춰 실물경제의 뿌리나 마찬가지인 부동산 시장이 근본부터 휘청이고 있는 실정이다. 중대형을 갈망하던 소비자는 현대판 핵가족으로 소형을 찾는 희귀한 모습으로 변했고, 우후죽순으로 건설해버리는 소형 건물은 시장가치를 뽐내며 한껏 상승일로를 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오피스텔의 투자가치다. 하우스푸어가 넘쳐나는 시대라 경제 펀더멘털은 그렇게 강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집을 소유할 유인은 셀 수 없이 많다. 전세로 살다보면 이사 횟수가 잦아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고, 불편함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생 전세로 살고 싶은 가정은 아마 손꼽을 정도로 드물텐데, 이런 수요는 타이밍을 바라보며 꾸준히 적체되고 지연되고 있어 현재와 같은 전세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바닥을 논하기에는 경제 상황이 그렇게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자로 나뉘어 사지 말라고 압박하거나 사라고 달랜다. 이 책을 통해 부동산은 철저히 심리로 움직이는 시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특유의 부동산 정서는 정저지와식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영토가 작은 나라는 한국과 다 비슷한데, 아쉽게도 그들 또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매수로 활황기를 맞이하는 부동산 시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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