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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창의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키스 소여 지음, 유지연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창의력을 추상적인 역량으로 포장하기 급급한 여타의 저자와는 다르게, 아주 분명히 다르게도 실천 방안을 지나치리 만큼 꼼꼼히 기술하고 있다. 브레인스토밍과 아이데이션의 접근 방법과 퍼실리에이터의 역할까지 아주 상세하다. 소위 전문가라 통칭해도 전혀 손색없고 가감없는 저자다. 이 책은 한 가지를 분명히 전달하고자 처음부터 끝까지 핵심에 집중한다. 창의력은 한 순간의 영감이 아니며, 선택된 소수, 즉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사례를 거듭 나열함으로써 실상을 알려주고, 아마추어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준다. 무엇보다 창의력은 노력하는 자세와 방향에서 뿜어져 나오는 땀의 결실이다. 작곡가의 사례로, 베토벤, 바하, 모짜르트가 작곡한 곡의 35%만이 명곡이 되었다. 나머지는 35%를 위한 배경 역할을 한 셈이다. 피카소도 마찬가지다. 수십장의 낙서를 거쳐 연작으로 7편의 그림을 내놓아도 명작으로 안정 받는 건 1편에 불과하다. 아인슈타인도 척 클로스도 영감보다는 노력이 창의력의 궁극적 실체임을 밝힌 바 있다. 선택과 만들기 챕터에 저자의 방법론이 가득하다. 포스트잇처럼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창의력 양성 수단과 콜라주를 통한 무작위적 연결 방식도 다채롭게 소개되었다. 일반적으로 수렴하는 인식론에서 탈피해 엉뚱한 방식일지라도 엮어보고 뒤짚어보는 게 새로움을 발굴하는 놀라운 수단임을 주장과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창의력은 말그래도 지그재그다. 한 번에 꽂히는 답이 직관이라면, 그 직관은 지그재그로 실생활 및 실무에 접목하는 과정을 거쳐 변화하고, 그 결과 창의력이 만들어낸 실체로 현실에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날은 창의력에 가장 집중하는 시대다. IT기술로 기존에 불가능했던 영역이 허물어지고, 이 틈을 타고 혁신이 꽈리를 틀고 있다. 보편타당한 방식과 사고만으로는 결코 창의력을 단련할 수 없고, 변화가 빠른 시대에도 박자를 맞추기 힘들어진다.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자신의 생각에 애정을 그만 거둬드리고, 여러 각도로 생각을 던져보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당장 실행에 옮겨보자. 포스트잇을 형형색색으로 준비하고 유치하더라도 상상을 그려보고 글로 풀어보자. 자꾸 반복하다보면, 금방 번쩍이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