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깃 차이나 - 미국이 도전세력을 제압하는 8가지 전략 ㅣ 메디치 WEA 총서 3
F. 윌리엄 엥달 지음, 유마디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현실주의 관점에서 국가 간의 경쟁, 그리고 우위를 지키려는 여러 시도는 비단 도덕성과 윤리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G2로 축약된 세계 판도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로 자리잡았고, 이를 놓고 미국의 중국 압박에 관한 불공정한 전개 상황을 고발아닌 고발을 시도한 책이 바로 타깃 차이나다. 일단, 패권은 미국이 잡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 공세에 시달리는 건 중국이다. 강자와 약자로 나뉜 구도 속에서 강자는 과연 어떻게 움직여야 비난을 받지 않을까. 우리는 역사를 통해 비열한 수단으로 승리를 쟁취한 인물과 국가를 보아왔다. 잘 나가는 국가든 늘 당하기만 하는 열위의 국가든 결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점은 공통 사항이다. 이는 타당성과 합리성이 반드시 영속적 우위를 보장하지 않으며, 이상주의가 일차적으로 고려될 만한 성격은 아님을 국가 간의 대립과 경쟁에 비춰볼 수 있다. 음모론적 접근과 과장과 날조도 분명 이 책에는 있을 수밖에 없다. 강자의 행위는 깔끔하길 기대하기 어렵고, 약자의 행동 또한 마냥 불쌍하기만 하지도 않다. 공격과 방어가 어느 순간 저울질의 기울기를 달리하며 급변할 수 있으므로 양자는 균형을 맞추는 선에서 은막 속 활동을 첨예하게 펼친다. FBI, KGB 등 정보기관과 방첩기관 등의 활동상을 보면 어느 정도 유추는 가능하다. 미국을 옹호하거나 중국을 환영하는 시각은 중립적인 독자에게 불필요하다. 팩트 위주로 책을 읽기에는 저자의 상상과 의도가 깊이 배어 있으므로 흥미 위주로 읽기에 아주 안성맞춤인 책이다. 달라이라마 이야기가 가장 기가 막혔다. 자기 주장을 위해서, 또 자신의 일관된 주장을 통일성있게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종종 넘지 말아야 할 선도 넘기도 한다. 정치 분야가 특히 그렇다. 해석이 워낙 분분한 분야니 말이다. 미국의 앞잡이이자 중국 분열을 위한 수단이 달라이 라마라니 정말 우스웠다. 중국의 인권 실태, 중국의 환경 오염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균형을 맞췄더라면 의견이 더 객관성을 띠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더라도 정리만큼은 확실히 잘 된 책이다. 현재 논의되고, 표면에 떠오른 각종 논란과 강국의 행태를 충분히 이해하고 접할 소재가 풍부하고, 글의 흐름도 정갈하다. 미국처럼 한국도 강국이 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만약 우리가 미국이라면, 홍익인간의 의의를 갈파하며 정말 정도를 걷는 방식으로 국제 시장을 다루었을까. 중국이 미국의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똑같지 않았을까. 현실을 놓고 본다면, 이 책의 내용이 그리 놀랍진 않다. 다만, 인간 세상의 복잡한 면면을 들춰보게 된 점과 대중이 쉽게 휩쓸리고 선동되버리는 음모론의 강렬함을 확인한 기회 정도로 받아들이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주의는 언제나 불편하다. 우리가 자신의 잇속 먼저 차리는 모습을 스스로 볼 때처럼 불편한 것이 현실주의다. 미국을 옹호하거나 중국을 응원하는 이유도 사실은 각자의 잇속에 잇닿아있다는 사실만 알아차려야 한다. 언론의 분파가 나뉘는 현상과 여야가 대립하는 장면도 깊게 들어갈 것도 없이 모두 각자의 환경과 입맛에 달린 선택에서 비롯되었음을 이 책으로 말미암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의 생각과 의견은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