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마지막 나무를 쓰러뜨렸나 - 붕괴 직전의 지구를 구하는 가장 스마트한 경제학
거노트 와그너 지음, 홍선영 옮김 / 모멘텀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돈과 시스템이다. 우리 주변의 문제를 돌아보면, 갑작스럽게 과학 기술이 생겨나 해법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아무리 제도로 밀어붙이다고 해도, 인센티브가 작동하지 않고서는 언제나 도덕적 해이로 말미암아 문제는 더욱 커졌다. 비근한 예가 동물 멸종이다. 거의 멸종에 이르러서야 부랴부랴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붓고 회복하려 애쓴다. 책에 소개된 딱따구리 사례도 동일하다. 천만달러에 이르는 보호기금으로 멸종을 막고자 애를 쓰는데, 이 딱따구리뿐만 아니라 멸종으로부터 지켜야할 동물에게 사용되는 액수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의해 지구에서 영원히 종적을 감추는 동식물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문제는 책에 아주 많이 소개되어 있다. 비합리적인 인간의 이기적 본능은 단발적인 이득 앞에 시야를 잃고 영구적인 파괴로 사안을 몰아간다. 중국 어선이 한국의 근해에서 쌍끌이선으로 아주 어획 자원을 말살시키는 풍경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주권이 맞물린 환경에서 제도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렵고, 국가이기주의와 무한이기주의는 지구의 수명을 계속 단축시키고 있다. 저자는 기후와 환경분야에 있어 오랜 시간 경험을 축적하고 경제학적 관점과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우리가 아무리 환경을 아낀다해도 바로 옆 나라인 중국과 인도에서 엉망진창으로 환경을 훼손하면 결국 지구는 더 나아지지 않는다. 이미 선진국과 중진국에서 파괴해온 환경의 폐해를 후진국에게 떠넘기는 꼴이 되어 이런 논리도 큰 힘을 얻진 못한다. 저자의 말처럼 인센티브만이 해법이다. 돈과 시스템의 결합은 자동으로 환경과 기후를 생각하는 기업과 사람들을 양산한다. 누가 마지막 나무를 쓰러뜨렸나는 인간이 시작한 자연 훼손의 최종 결과는 자연에 의해 절멸로 마무리된다는 사실을 뜻한다. 쿠즈네츠 곡선의 역행을 의미하는 저자의 해석은 통찰력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환경 파괴는 중진국에서 가장 빈번히 일어난다는 사실말이다. 그렇다고 반환경주의자의 목소리가 맞다는 의미는 아니다.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그 규제가 인센티브로 작동해야 환경과 기후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다.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그에 비례하여 정부와 각종 수도 기관이 좋은 물을 제공하고자 경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센티브가 곧 경제학의 핵심 동력이다.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