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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루소를 읽는다 - 자유와 평등, 다시 시대의 광장에 서다
김기의 지음 / 다른세상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자유와 평등을 실천에 옮긴 루소. 그의 대표작 사회계약론, 에밀은 고전으로 분류되어 크나큰 반향을 사후에도 미치고 있다.
사상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여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고 혼란과 변화, 그리고 진화에 이르게 이끄는 역동성이 넘친다. 프랑스혁명에 끼친 영향력에
루소는 결코 비중이 작지 않다. 그만큼 사상의 탄생과 그 생명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 물론 지난 일의 경우, 쉽고 재미있지만 그 소요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있던 사람들은 결코 달갑지 않는 세상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 사회 변혁은 미래의 세대에게는 변화로움과 다채로움에
흥미로운 읽을거리에 지나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시름하거나 고민하고 있다. 세상이 변해도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다.
루소가 오늘날까지 우리 머리와 가슴에 살아있는 이유는 그의 위대함보다는 어려운 시대에 자유와 평등의 가치 구현을 위해 용기있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그의 무덤 앞에서 자신과 루소 둘 중 하나만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어도 세상은 보다 조용했을 것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 만큼
루소는 실천의 대가였다. 과오도 적지 않다. 본인의 트라우마인 친부로부터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한을 풀고자 에밀을 집필했지만, 본인의 다섯
자녀는 당대 고아원이나 마찬가지였던 수도원에서 길러졌다. 트라우마는 그의 자녀에게 다시 전달되었고, 루소는 인간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점과 당대 폐쇄적인 기득권층으로부터 인격적, 사상적 폭격을 당했다. 응당 감수해야하는 과정이었다. 이 책은 그런 루소를 학창시절 만나 40년간
매료된 저자의 결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간략하며 읽기 쉽게 기술된 점은 루소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소개하는 책으로서 매우 유용하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모순은 함께 봉합하고 개선해야할 인류의 과제다. 누구도 자기를 팔 만큼 가난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말은 부의 양극화를 치유해야할
근본적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사회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보듬어야한다. 기회의 불평등, 경제의
양극화, 인간소외는 반드시 제기하여 짚고 넘어가야하는 문제다. 이는 인간 사회가 아무리 발전해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과제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 루소의 개혁의지는 완료가 아닌 진행으로 다가온다. 250년이 지나, 350년이 흘러도 아마 비슷한 문제가 우리 주변에 놓일텐데,
그 때도 루소가 방향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