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하티르와의 대화 - 현대 말레이시아를 견인한 이슬람 마키아벨리의 힘 ㅣ 아시아의 거인들 3
톰 플레이트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작은 연못의 덩치 큰 개구리, 마하티르.
외과의사로 시작한 사회생활 20년은 말레이시아의 30년 장기 집권의 총리로 마무리된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그렇게 굴곡지지 않고 다소
평탄해보이기까지 하다. 대개 장기간 집권한다면, 온갖 사건에 휘말려 얼룩지기 마련인데, 아직도 언론에 자주 거론되는 것으로 봐서는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할 정도의 잘못을 저지르진 않았나보다. 차기 총리 후계자였던 안다르를 동성애 혐의로 체포, 고문한 것이 그의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로
기록되었다. 종교적으로, 민족적으로 너무나도 다양한 말레이시아에서 유혈 사태 없이 GDP의 400% 신장을 일궈낸다면 과거의 잘못도 어느 정도
퇴색되는 듯하다. 그의 업적은 대단하다. 영국을 향한 불매 운동으로 요란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경제 개발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모방할 것으로 천명했다. 산업 인력을 대거 한국으로 보냈고, 일본 미쓰비시로도 많이 보냈다. 영어 교육에도 많은 투자를 이뤄내어 국제적 표준에
맞는 인재들을 길러냈다. 하지만 여전히 인재 유출로 고민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다. 이슬람 문화가 젊은층에게는 제약이 많은 점은 사실이다.
마하티르의 딸도 여권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시절 한국이 IMF 구제금융을 받았다면, 같은 시기 마하티르는 IMF 구제금융을
거부하고도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그것이 가능했다는 사실이 다소 놀랍다. 자원이 많아서 그랬던 걸까. IMF 구제 없이도 만약 가능했더라면
우리의 선택은 과연 옳았던 것일까. 극단주의자를 통제하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종교적 분쟁만큼 무모하고 답도 없는 갈등도 세상에 없다. 그런
민감한 사안을 슬기롭게 넘어선 지혜와 정치적 역량은 정말 감탄스러울 정도다. 도덕적으로 옳은 인물이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업가로서는 훌륭하다. 국가를 운영한 사업가로서 말이다. 다면적으로 살펴보면 충돌하는 점도 많다. 반유대주의, 서구적 사고관 등이다. 그런 점을
떠나 한국과의 인연도 다채롭다. 특히 이명박 전대통령과의 인연이 깊다. 심지어 지지 연설도 해주기도 했을 정도니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담담히
그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동아시아의 이상적 발전상 리스트에서는 결코 빠질 수 없는 말레이시아를 보며, 미얀마,라오스 등의 국가도 빨리
발전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