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관정요, 부족함을 안다는 것 ㅣ Wisdom Classic 10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당태종의 연호가 정관이다. 그 연호를 단 한 차례도 바꾸지 않고 23년간 사용했다. 그만큼 확신있는 왕이었다.
오긍이 기술한 제왕학의 표본 '정관정요'는 읽으면서 굉장히 숙연해졌다. 왕이 사우정신을 발휘해 끝까지 겸손함을 유지하고자
노력한 대목이 인상깊었고, 창업과 수성을 놓고 신하들에게 그 무게를 묻는 장면도 태종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물자체도 다면적이다. 성격이 급할 때는 실수를 범했는데, 신하의 목을 치고 크게 후회하기도 했다는 대목이 이를 방증한다. 형을 패자시키고
본인이 차지한 왕위지만, 형을 보좌하던 신하를 기용해 자신의 편으로 삼았다. 이유는 직언을 하는 충신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나 직언을 통해 역린의 기회를 만들어가는 왕이 세상을 잘 다스렸다. 이세민도 역시 역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하와 합심하여 고른 인재 등용책을 마련하고 세상을 이끌어갔다. 은나라와 주나라의 장단에 관해 신하들과 토의하는 장면에서 왕이 가장 중요시 여겨야할 민심 안정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어 다른 왕들과 다름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제왕학의 표본이 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특징은 바로 자만심을 멀리했다는 것이다. 수불석권의 자세로 사서를 항상 학습했던 당태종은 대부분의 왕가가 자만심으로 몰락한 것을 발견했다. 이를 보고 본인은 결코 자만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고, 이를 끝까지 이룬 걸로 보인다. 정관정요는 양이 정말 많다. 그렇지만 이 책은 저자의 통찰력덕분에 핵심을 강화하고 흥미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기술되어있다. 마치 당시 시대상을 TV드라마로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유려한 문체로 써내려갔다.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정관정요에 대한 궁금증을 완전히 해소하고 더 나아가 시대를 초월해 리더가 품어야할 마음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꼈을 다름이다. 옆에 두고 마음이 혼란할 때, 자주 읽을 생각이다. 그만큼 빠르게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