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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가족을 위한 심리학 - 이혼가족을 위한 상실과 성장의 이야기
존 H. 하비 외 지음, 문희경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가정은 항상 완벽하게 기능하진 않는다. 이런 점이 가정의 특수성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작은 사회인 가정에서 각자의 역할에 변칙성과 감정에 따른 행동들을 어려서부터 보며 자라, 사회에 적응할 기본 이해도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가정은 상당히 중요하다. 비단 아이들만 그런 건 아니다. 성인에게도 회복 탄력성을 제공할 안식처이자 삶의 의무를 제공하는 가정이 주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기러기 아빠가 우울증에 시름시름 앓다가 목숨을 잃거나 건강을 상실한 경우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아이들과 아버지의 관계도 단절되고 가정도 제 기능을 못해 그 자녀들도 불행을 되물림할 가능성만 높아진다. 기러기 아빠 현상은 아무래도 아직까지 문화사대의식에 따른 열등 의식의 발로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런 가정을 보면 정말 안쓰럽다. 무너진 아버지의 권리, 강해진 어머니의 권한과 미국 문화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잉태한 기러기아빠 현상은 하루 빨리 사라져야할 기이한 짓이다. 그런 자녀가 잘될리 만무하다. 비용도 엄청나게 들고, 효과는 크지 않다. 상처입은 가족이라는 타이틀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도 해당될 수 있음은 짐작가능하다. 물론 내용은 아이들 입장을 중심으로 서술되었고, 성인보다는 유약한 아이들이 받는 특수한 환경 변화의 영향력이 훨씬 큰 건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다만, 이혼이 워낙 비일비재한 현상이 되다보니 아이들간에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해가 가능케되어 오히려 독립심을 기를 기회가 된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상실에 따른 성장이라니 아이들에게는 너무 가혹하지만, 사회의 일부분인 가정 또한 완벽할 수 없어 헤어짐을 겪는 것이라면 슬기롭게 이겨내는 수밖에는 없다. 이혼에 관해 치밀히 분석한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다. 1000개의 가족,1000명의 아이들을 추적하여 알게 된 우리 사회의 이혼 파급력은 예상처럼 밝진 않았지만,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 친밀한 지인들의 유대관계 강화가 이혼의 상실감을 일부 대체하고 있다. 다수의 이혼이 사회적 이해를 양산했다. 그래도 상처는 상처다. 두명의 심리학자가 가정의 해체를 연구하고, 그 속의 일원들의 심리적 변화와 성장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치유는 없지만, 사회의 따뜻한 배려와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로 아픔을 치유해주는 풍토가 한국에도 뿌리내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