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힘
에릭 M. 우슬러너 지음, 박수철 옮김 / 오늘의책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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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는 상호 작용이다. 일방 통행만으로 신뢰는 형성되지 않는다. 미국 제도권 하에서 발생하는 신뢰 형성 과정을 저자는 수치와 통계, 그래프를 통해 계량화를 시도했고 구체적으로 신뢰가 어떤 위력을 지녔는지 보여주려고 애쓴 흔적이 매우 역력하다.

신뢰를 도덕적 신뢰와 전략적 신뢰로 나눈 관점 자체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니부어의 사회와 도덕에 관한 책 이후로 도덕에 이런 가치를 부여하여 신뢰를 분석한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럴리 없을 것 같아서 더 열심히 읽었다. 전략적 신뢰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 가장 큰 틀은 이 점이다. 책은 여러 챕터를 거치며 점차 미국 민주주의로 이야기를 옮겨간다. 신뢰가 강하게 형성되는 국가일수록 신뢰 관계가 더욱 고결하다고 한다. 이를 확장 적용하여 신뢰지수와 지니계수의 관계도를 2차원 그래프로 보기 쉽게 다듬은 장면에서는 한국도 발견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장 최악의 신뢰와 지니계수 지표를 보여 역시나 직관과 일치함을 알게 되어 신뢰란 느끼는 그대로라는 사실 또한 확인했다. 공산국가는 뺐다고 한다. 포함되었더라면 더 흥미진진한 그래프가 도출되었을텐데, 정성적 접근의 정확성을 위해 제외한 점은 이해한다. 민주주의와 신뢰는 썩 어울리긴 한다. 사회를 연결하는 힘은 타인에 대한 이해다. 서로 마주보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그 사회는 엉망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신뢰는 모든 것의 해답은 결코 아니지만, 신뢰 없는 사회는 우리가 칭송하는 인간의 세상이 아닌, 금수가 날뛰는 아수라장일 것임은 명약관화다. 도덕적 토대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세대를 거듭하여 문명의 진보가 이루어지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근간에 흐르는 환경과 더불어 상호 피드백을 주고 빋을 수 있는 개방적인 풍토가 바로 신뢰가 건설할 건물이다. 그 밑에는 신뢰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나의 공동체로 사회를 감싸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안정감을 갖고 사회 속 일원으로 제 목소리를 내며 슬기롭게 선조의 지혜에 살을 붙이며 인류의 지속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저자의 통찰력과 통계와 자료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수많은 과정을 이겨낸 인내심에 내심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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