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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결정적 반론
제리 포더 지음, 김한영 옮김, 선우환 감수 / 알마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엘런 튜링의 뇌, 컴퓨터의 전반적 구조 사상을 반박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제리포더는 우리 뇌를 연산가능한 집합기계로 보길 원치 않는다. 특히 아직 규명되지 않은 마음의 실체에 대해 오늘날에 자행되고 있는 디지털 접근을 지양한다. 인간 뇌를 모듈의 집합체로 가정한 고전주의 인지론에 대해 사실 포더는 비판은 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어떤 확실한 답안을 제시하는 건 아니다. 다만, 적어도 연산과 모듈의 개념으로 인간의 마음을 보는 시각이 틀렸다는 점을 아주 강하게 강조한다. 모듈화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주로 쓰이는 개념이고, 부품을 사용하는 하드웨어에도 줄기차게 사용되는 단어다. 프로그램은 객체와 인스턴트의 추상적 개념을 만들어서 사용하는데, 반복적으로 쓰이거나 특수한 기능을 가진 종속적 프로그램을 주기기나 주프로그램에 연결하는 형태의 대상을 뜻한다. 우주에서 도킹하는 경우로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그의 비판은 우리가 곧 맞이할 로봇시대를 겨냥한다. 디지털로 아무리 옮긴다하여도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처럼 행동하고 사고하는 로봇은 결코 빨리 오지 않을 것이며, 지금과 같은 수준의 인지과학적 접근하에선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로봇이 사고하는 과정은 모듈과 연산으로 보면, 당장이라도 기술 개발로 사이보그 시대가 올 것 같지만, 그 시각을 국소적으로 가져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모듈적 접근이 통용되지 않는 범위에서는 도통 우리와 같은 로봇은 나오지 않는다. 즉, 마음은 결코 복사가 안 될 것이다.
생물학적 인지구조에 대한 의견도 흥미롭다. 역시나 진화에선 빠질 수 없는 인물인, 다윈과 도킨슨이 등장한다. 여기서 핵심은 우리의 인지구조에 작은 돌연변이가 생겨 뇌의 회백질이 늘어나거나 주름이 더 깊어졌을 경우, 과연 인지구조에 통시적인 지금과 같은 연산구조적 해석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진화론적 측면에서 연산형 마음은 끼워맞추기에 불과하단 뜻이다. 어떤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반드시 공분산적 관계를 갖는 게 아니다. 모듈과 연산에 집중한 인지과학적 접근은 응당 타당한 것 같지만, 반드시 의외의 속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 자체를 탐구하는 자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의 접근법과 의견이 소개된 이 책은 뇌의 생물학적 기능 해석을 넘어서 그 속에서 일어나는 작동 원리의 탐구가 심리학과는 다른 면을 소개해서, 두고두고 관심을 갖고 볼 분야가 생겼다. 이는 나에게 큰 의미를 띤다. 이 책을 더욱 깊게 이해하기 위해 스티브 핑커의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