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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 왕을 만든 사람들 그들을 읽는 열한 가지 코드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역사를 만드는 일은 야망을 갖고 있는 자라면 누구라도 도전해보고 싶은 일일 것이다. 이 책에는 왕을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2인자들이 수두룩히 소개되어있다. 드라마 덕분에 초등학생도 알게 된 유화부인, 소서노가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김춘주, 김유신은 남성이고 주인공에 가까운 역할을 많이 하여서 초등학생이라면 다 안다. 정도전과 황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의 학창시절을 반추해보면 적어도 소서노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유교문화가 팽배한 시대 김부식이 인정한 여인일 정도로 대단한 용맹과 사기를 떨쳤던 여장부를 왜 몰랐을까하며 역사 책의 문제점도 살짝 의심했지만, 결국 매체와 서적을
멀리한 내 잘못이란 결론으로 종결지었다. 한국역사를 아주 많이, 깊이 다룬 저자 이덕일 덕분에 이 책 또한 완성도가 매우 높다.
역사라는 재미난 소재의 매력은 시대에 따라 다시 환기할 여건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유한한 인생을 사는 인간에게 매 나이때마다 다른 깨달음과 지혜를 준다는 점이다. 정도전의 경우, 고려시대의 부패에 치가 떨렸고, 그러던 중 유배를 가게 되었다. 거기서 백성들의 순수를 목도하고 사회를 개혁하여 백성이 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고 전해진다. 이성계가 그에겐 그의 야망을 실현할 최종 인물이었고, 이윽고 한 사상가와 무력가의 만남으로 세상은 또 다른 시대를 맞이했다. 이 대목이 말하는 게 언제나
울림이 크다. 시민의 안보와 행복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사회를 이끌어야할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은 정도전의 이와 같은 시도가 역으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등한시하고 있는 그들을 향할 수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회의 부패와 개인적인 복수심이 사회를 바꾼 사례가 80%는 되는 것 같다. 불평등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기회와 자유 충족에 열을 올려야 현 시점의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황희정승의 이야기는 인격의 대단성이 인물의 신격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4대의 왕을 보필하면서 사건에 휘말려 중도 하차한 경우가 없던 황희는 최우선적으로 겸손을 생활화했다. 검소하고 배우면 배울수록 자신을 낮췄다. 이 점이 나는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리고 반드시 겸손함의 무거운 힘을 나의 것으로 만들겠노라 다짐하게 된 아주 교육적인 인물사례다.
또, 독서를 늙어서도 멈추지 않은 그의 자세가 실로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