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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정구현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이 내다본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정구현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8월
평점 :
경험의 산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폭넓은 이력의 소유자가 쓴 책답게 배울 점도 많고, 새롭게 스펙트럼을 구성하는 데 밑거름으로 쓸 사례와 의견이 풍성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챕터구성이 글을 유연하게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우리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고, 시나리오 상으론 2030년경 현재의 일본 만큼의 GDP에 도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진국이 앓고 있는 경제성장률의 점진적 축소와 인구고령화는 그런 시나리오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저자가 짚어준 여러 사실 중, 소득불평등 수준이 타국에 비해서는 심하지 않아 아직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또, 통일 후 한국의 위상 변화가 생각보다 첨예한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았다. 한국의 통일 후, 인접한 새로운 경제권은 동북3성과 러시아, 몽골에서 탄생한다. 참으로 대단한 변화가 예상된다. 동북3성을 보며, 중국 내 하나의 성이 대한민국의 영토보다 몇 배는 크기 일쑤다. 그런 점을 지적하며, 국토균형개발의 의도와 시도는 찬성하지만. 인위적인 클러스터 남발은 삼가길 바란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전 글로벌 기업 GSK가 한국에 생산공장을 짓고자 했다가 최종 지역을 싱가폴로 선회했다. 이유는 한국 정부가 수도권에 공장 시설 유치가 불가능하다고 통보하며, 특정 지방 유치만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바로 지역 균형개발과 클러스터 발전을 위한 명목에서다. 결국 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공장 시설이 타국으로 가고 말았다. 싱가폴은 그런 점에선 매우 우수하다. 작은 나라지만 열린 상태로 규제를 풀어서 글로벌 기업이 산업활동을 하는 데 적극적이다. 한국은 정부가 내건 프레임에 매몰되어 좋은 기회를 명분을 따지다 놓치는 경우가 있곤 하다. 다른 분야지만, 비슷한 어려움을 초래한 결정이 정부청사 세종시 이전이다. 엄청나게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해버렸다. 그 결정의 결과는 더 지켜봐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아직까진 긍정적이진 않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문제도 저자는 정면 돌파를 한 듯하다. 이분법적 용어 자체가 정치적 의제의 성격을 띤다고 한다. 노동유연성은 경기의 흐름에 따라 팽창과 축소를 반복해야하는 기업에게는 필수 요건인데, 한국은 여러 복합적 요건의 미비로 경색화되버렸다고 진단한다. 일단, 실업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줄 정부의 힘이 약하다. 스웨덴과 같이 복지정책이 압도적인 북유럽 국가는 실업수당이 무척 보완율이 높다. 그리고 언제든 일자리를 구할 여건이 된다. 결국 실업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서 기업의 결정에 물의가 안따른다. 다음으로, 시간제근무와 계약근무가 정규직 근무와 동일한 평가를 받는다. 한국은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80%정도이고, 상여금의 혜택이 거의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동일한 인센티브가 없으니 당연히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저자의 의견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동일한 보상이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면 노동유연성에 대한 기업의 입장이 시장과 마찰을 빚지 않고 오히려 발전의 기틀로 작용할 수 있다. 이분법에 따른 불안감이 취업시장에 영향을 미쳐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청년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에 대한 해결이 시급한 이유는, 중소기업처럼 한국의 미래를 지탱할 산업군의 인력난이 가중되어서다. 철밥통에 몰려들고, 90%가 대졸자라서 취업시 너도나도 대기업과 공기업을 희망하고 있고, 눈높이만 높아져서 제대로된 시장과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조선시대 과거시험형으로는 인재를 뽑을 수 없다. 이에 대한 혁파가 우선이다. 최근의 변화가 마음에 든다. 5급공무원의 50%정도는 실질 경력자로 채운다는 안. 그리고 연공서열로 모든 게 충족되는 폐쇄보수적 시스템을 직급제과 성과중심으로 개혁해야 한다.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다. 단임의 대통령에겐 부담이 될 수 있고, 공무원 측의 이해타산적 방어도 넘어서야하기 때문이다. 공무원 수도 지나치게 많다. 그 인력이 산업 곳곳으로 퍼져나가 한국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국제적인 시각에서는 세일가스가 단연 막강한 주제였다. 중동에 의존하던 근 50년간의 역사를 앞으로는 새로 쓸 수 있을 것 같아보인다. 에너지 효율화 기술이 발전하면 세일가스는 석유와 더불어 세계 자원으로 올라선다. 미국과 중국에 다량 매장되어있는 점이 변화의 주축이다. 자원외교의 극단적 쏠림이 느슨해지면 좀 더 다양한 국제 시장이 생기고, 한국처럼 자원이 없는 국가는 이점이 더 늘어난다. 우려되는 바는, 이런 변화가 재생에너지 개발에는 찬물을 끼얺는다는 점이다. 저자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재생에너지의 개발 속도가 느려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개발의 속도는 원전중지와 위기에 따른 대응으로 오히려 속도를 낼 여지도 없지 않다. 이산화탄소에 대한 국제적 위기감을 보다 더 활발히 공유한다면, 세일가스도 자원 권력의 그림을 바꿨을 뿐, 자유롭지는 않는 까닭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관심을 유지할 환경임은 틀림없다. 한국은 다이나믹하게 60년 후를 계획해야 한다. 복잡한 실타래를 현명하게 풀어나아가는 활동에 나 또한 동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