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창덕궁을 다시 보게 만든 절대적 소스였다. 이 책의 매력은 흥미로운 소재로 완성한 소설이란 사실보다는 우리 주변에 그 소중한 가치를 망각한 채 덩그러니 있는 유물에 대한 환기 역할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창덕궁의 수많은 유물에 부여한 소설적 상상과 그를 뒷받침하는 팩트들은 작가의 펜에서 살아 움직인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우리 유물에 대한 사랑이 소설 곳곳에 배어 있다. 일단 조선 왕조에서 가장 강한 왕권을 갖췄던 숙종을 중심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마치 엊그제 다녀온 듯이 창덕궁에 새로운 인물을 덧그리는 작업으로 읽는 내내 흥미롭다. 스케일도 크다. 불로초의 비밀을 캐는 중심점에 한국인 시형과 일본 730부대의 겐조의 대립. 진시황의 명을 받들어 탐라까지 불로초를 찾아 나서 성공한 서복. 이 소설의 짜임새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역사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다. 배울 점이 많아서 좋다.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의 조합이 헷갈리는 정도로 쓰여진 점 또한 강점이라 생각한다. 책의 결론도 유추하는 재미가 있고, 고개를 숙여야 들고 날 수 있는 불로문을 새삼 역사적 숨결을 머금은 모습으로 간직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궁궐을 다시 보고, 우리 역사와 독특하며 장엄한 한국의 미를 되새겨본 좋은 시간이었다. 불로초가 있다면 당신도 숙종처럼 혼자 취하겠는가? 읽으며 우리 왕실, 그리고 왕의 입장과 그 주변 환경을 마음껏 상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