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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 사랑과 결혼 그리고 삶이 던지는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기록
박진서 지음 / 앵글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요근래 눈여겨온 에세이종류의 책들 중 내게 가장 크게 와닿는 제목이 아닐까 싶다.
제목뿐만이 아니라 책을 읽기전 책 소개글을 읽었는데, 내용이 끌려서 더 기대가 되었던
것 같다.
나도 사실은 살아남는 중이다. 이 결혼에서...
성실하고 너무도 착한 신랑과 토끼같이 귀여운 두 아이들
모든것이 평화로워보이지만 내 마음속은 늘 전쟁이다.
감정이 널뛰기를 하듯 하루에도 스무번씩 즐거움과 우울감이 왔다갔다 한다.
신기한 건 우리 가족중에 이런 감정을 지닌 사람은 나 뿐이라는 것.
남편은 늘 한결같이 평온한 사람이고,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늘 해맑다.
나는 아이들 앞에선 다정하고 밝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중인데 혹여나 내 속의
우울함을 볼까봐 조금 걱정되기는 하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깊이 해보았다.
나는 본래 일하기를 좋아하고 직장에서 목표를 위해 전력질주하며 성과를 내며 동료
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결혼후엔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신랑이 워낙 일중독자라 회사일에만 메달려있으니 나까지 회사를 다니면 우리 아이들을
케어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과 회사가 좋아도 우리 아이들보다 우선일수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나의 에너지를 분출할 곳을 찾지못하고 집안에서 아이들만 보다보니 우울감이
밀려들어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살아남는 결혼과는 결이 좀 다르다.
작가님은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남편 그리고 생계까지 책임지는 가장역할을 하고 계신다.
책을 읽으며 만약 내 남편이 점점 시력을 잃어간다면....
남편의 문제로 아이를 갖지 못했다면....
열심히 악착같이 사는데도 늘 경제적으로 빠듯하다면...
작가님의 상황에 감정이입이 되어 생각해봤더니 정말 홧병이 날만했다.
내 생각엔 작가님이 화병때문에 정말 온 몸이 아프시지 않았던 걸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사실 누구에게도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글을 통해 풀어가시는 작가님을 보고
나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글쓰기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이 결혼에서 잘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신 작가님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갑자기 든 생각이지만 이 세상에 걱정근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겉으로 볼땐 정말 행복해보이는 사람일지라도 분명 그 마음속엔 괴로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 괴로운 마음을 속으로 삭히지 말고 글쓰기를 통해 분출해 보는 거, 정말 좋은일인 것
같다. 결혼으로 인해, 결혼생활로 인해 힘든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 그분들께 이 책을 추천
드리고 싶다. 그리고 잘 살아보려고 시작한 결혼, 이왕이면 끝까지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았으며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