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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
유키 신이치로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지원도서
모둠 견과류, 떡국, 똠얌꿍, 콩고물을 묻힌 떡을 주문하시면 수수께끼 풀이가 시작된다.
코로나가 바꾼 일상의 변화처럼, 배달 전문점의 셰프와 야간 배달기사. 비대면 주문과 배달 앱이 일상이 된 시대를 배경으로, 사건마저 앱을 통해 의뢰받는다는 설정은 신선하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답게, 추리의 재료 역시 사람들의 흔적과 데이터, 그리고 일상의 작은 틈에서 나온다. 그래서 이 소설은 '현대적이다'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미스터리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셰프의 철학이다. 그는 자신을 탐정이라 부르지 않는다. 손님이 원하는 것은 차가운 진실이 아니라 만족스러운 한 접시의 요리처럼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이라고 말한다. 그 생각은 미스터리의 문법을 살짝 비껴가면서도 오히려 현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 우리는 실제 삶에서도 객관적 진실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을 더 갈망하지 않는가.
배달기사와 셰프가 호흡을 맞추며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은 리듬감이 뛰어나고, 에피소드마다 분위기가 달라 지루할 틈이 없다. 가볍게 웃다가도 어느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고, 마지막에는 인간에 대한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일본 독자들이 "술술 읽히는데 마지막 한 방이 묵직하다"라고 평가한 이유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요즘 세상을 가장 잘 담아낸 소설'을 찾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배달 앱과 SNS, 비대면 사회라는 너무도 익숙한 풍경 속에서, 유키 신이치로는 오늘날에만 가능한 새로운 탐정 이야기를 맛있게 한 상 차려냈다. 제목처럼 어려운 문제는 가득하지만,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만큼은 무척 즐겁다.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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