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혜영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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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책을 읽고 나면 쉽게 말을 꺼내기 어려운 책이에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속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치

“이거, 그냥 소설로만 보면 안 될 것 같아” 라고.

처음엔 설정이 꽤 선명하죠.

비정규직으로 버티는 스물아홉 ‘리키’,

그리고 아이를 원하는 부부.

이 세 사람이 ‘대리 출산’이라는 하나의 선택지 위에서 얽힙니다.

그런데 읽다 보면 금방 알게 돼요.

이건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요.

작가 기리노 나쓰오도 인터뷰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해요.

“이건 모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다.”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려는 이야기가 아니라,

애초에 선택지가 제대로 주어졌는지를 묻고 싶었다고요.

읽으면서 제일 불편했던 건,

리키의 선택이 점점 “이해된다”는 순간이었어요.

처음엔 분명히 거리감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몸을 그렇게까지…?’라는 생각.

그런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생각이 조용히 무너져요.

돈도 없고, 미래도 없고,

계속해서 밀려나는 삶이라면

“내가 가진 게 이거 하나뿐이라면?”이라는 질문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이 소설이 무서워져요.

극단적인 상황을 그리면서도

아주 현실적인 자리로 끌어내리거든요.

“읽고 나면 누구도 쉽게 비난할 수 없어진다.”

맞아요.

남편은 이기적이지만 완전히 틀린 사람도 아니고,

아내는 윤리적이지만 끝까지 단단하지도 못하고,

리키는 피해자인 동시에 선택의 주체이기도 해요.

이 애매함.

이게 이 소설의 핵심이에요.

누가 나쁘다고 말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 이야기는 너무 쉽게 끝나버리거든요.

그리고 제목.

‘제비는 돌아오지 않는다.’

읽고 나면 이 문장이 묘하게 오래 남네요.

한 번 건너간 선택,

한 번 건너간 삶의 방향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느낌.

리키에게서도, 아내에게서도

“되돌릴 수 없는 어떤 선”을

넘는 순간이 분명히 있어요.

그 선을 넘는 장면들은

소리 없이, 조용하게, 그런데 아주 확실하게 무너집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보다

‘나는 정말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일까?’를 묻게 돼요.

솔직히 말하면,

편한 결론도, 따뜻한 위로도 거의 없어요.

대신 아주 현실적인 감각 하나만 남깁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간다.”



#제비는돌아오지않는다 #기리노나쓰오 #해피북스투유 #일파만파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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