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 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
찰스 킹 지음, 고광열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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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찰스 킹의 『흑해』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흑해’라는 바다를 세계사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책이다. 흑해는 오랫동안 유럽의 동쪽 끝, 문명의 경계, 어딘가 멀고 어두운 공간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저자는 이 바다가 사실은 수천 년 동안 사람과 사상, 종교와 상품이 오가던 ‘연결의 바다’였다고 말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역사를 육지가 아닌 바다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중심으로 역사를 이해하지만, 흑해 연안에서는 언어와 종교, 문화가 자연스럽게 뒤섞이며 공존해왔다. 저자는 ‘지역’은 구분이 아니라 연결이고, ‘변경’은 단절이 아니라 교류의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근대에 만들어진 ‘민족’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최근의 산물인지도 함께 짚는다.



읽다 보면 흑해가 결코 변방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고대 그리스 도시들, 오스만제국과 러시아제국의 경쟁, 두 차례 세계대전과 냉전까지, 이 바다는 언제나 제국과 문명이 만나는 자리였다.



이 책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오늘의 현실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으로 흑해는 다시 세계 뉴스의 중심이 되었다. 크림반도, 곡물 수출, 에너지 문제 등 최근의 갈등도 사실은 오랜 역사적 맥락 위에 놓여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이 지역이 그렇게 중요한지 조금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흑해』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서술은 비교적 친절하고 명료하다. 낯선 지역의 역사이지만, 한 편의 긴 이야기처럼 흥미롭게 읽힌다. 무엇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경계와 대립의 시선으로만 세계를 보고 있지 않은가?



흑해를 통해 세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깊이 있으면서도 의미 있는 역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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