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 - NASA 과학자 이은지의 기후 특강
이은지 지음 / 한길사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지원도서


기후 뉴스가 하루도 조용히 지나가지 않는 시대에, 나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지구를 건네줄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 질문은 더 이상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일상 깊숙이 스며드는 죄책감의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래서 『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를 펼쳤을 때, 마음이 먼저 조용해졌다. 막연함을 조금이라도 이해로 바꾸고 싶었던 내 마음을 책이 먼저 알아봐 주는 듯했다.

기후 위기를 공포나 도덕적 비난이 아닌, 정확한 관측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구 온도의 흐름, 탄소의 이동, 물의 순환처럼 우리 곁에서 늘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하나의 서사처럼 이어진다. NASA가 하늘에서 바라본 지구의 기록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의무기록지’와도 같다. 아픈 이유를 알아야 제대로 돌볼 수 있듯이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깊게 와닿았던 문장은, 결국 기후 위기의 해답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 모두’라는 사실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리지만 꾸준한 변화가 결국 판을 바꾼다고 말해주는 그 목소리가 오래 남는다.

기후 공연을 기획하며 대중과 연결되려 했던 저자의 경험도 인상적이었다. 과학자가 느낀 마음의 빚을 예술로 풀어내려 한 그 고백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작은 실천을 시작해온 내 일상과도 닮아 있었다.

『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는 기후 위기를 ‘두려움의 언어’가 아니라 ‘이해와 희망의 언어’로 바꾼다.

읽고 나면 거대한 책임감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한 걸음부터 시작해도 괜찮다는 용기가 스며든다. 플라스틱을 덜 쓰는 습관처럼, 난방 온도를 조금 낮추는 선택처럼, 혹은 아이와 함께 나무 이름을 외우며 자연을 더 사랑하게 되는 작은 순간들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이제 나의 대답은 부끄러움에 머무르지 않고, 미안함을 행동으로 바꾸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림자 같은 죄책감을 걷어내게 해준 책, 내게는 그런 의미였다.


#지구관찰자의기후노트 #이은지 #한길사 #일파만파독서모임 #기후노트 #기후위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