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포 투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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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다른 이야기들도 꼭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기대감 가득한 첫 만남


짧은 단편 <밀조업자>를 다 읽고 난 후, 이 책이 왜 ‘크레센도의 거장’이 연주하는 변주곡 같다고 표현되었는지 곧장 이해할 수 있었다. 고요하게 시작된 이야기의 선율은 어느 순간 예기치 못한 음들을 만나고, 결국 내 안에서 감정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울렸다.


노신사의 행동은 과연 정당했을까? 토미는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선악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 앞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윤리적 감각을 시험받는다. 그렇게 <밀조업자>는 단순한 이야기 너머의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참을 머문다.


특히 메레디스가 토미에게 건네는 냉정한 대사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당신이 첼로 연주를 들을 때마다, 내가 당신에게 독선적이고 무신경한 개자식이라고 말한 일을 기억하면 좋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연민과 분노, 슬픔과 단호함이 겹겹이 배인 인간 감정의 농도 그 자체였다.


<밀조업자> 한 편만으로도 이토록 깊은 사유의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면, 나머지 여섯 편과 중편은 또 어떤 결을 지닐까?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설렌다.


잔잔하지만 날카로운 유머, 고요하지만 울림 있는 문장, 결이 살아 있는 인물들… <밀조업자>가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은 ‘나를 조금 더 알아가게 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다른 단편이 절로 궁금해지는 이 첫 만남, 이미 훌륭한 시작이었다.


#테이블포투 #에이모투울스 #현대문학 #프리뷰북 #밀조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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