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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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서포터즈3기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진부한 말이지만 정말 대단한 작가다.

이웃을 위한 관용과 용서는 어디로 간 거야?

유대인들은 왜 이렇게 분열된 거지?

이런 불화가 1988년 예루살렘에서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오.

백 년 전 게토에도 있었소."

P.474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바사삭 허물어 버리는 샤일록 작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진짜는 누구일까?


소설 속 화자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가짜 필립 로스를 만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가짜 필립 로스는 오히려 자신이 진짜라고 주장하면서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떠나 유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디아스포라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진짜 필립 로스는 자신의 이름을 도용하고 있는 사칭범을 추적하며 진실을 밝히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스파이, 정치, 정체성, 유대인의 역사가 서로 얽히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복잡해진다. 마지막엔 CIA의 개입과 독자에게 보내는 말까지 이 이야기 자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호해지는 결말로 끝나버린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으로 결정되는 걸까? 누군가 내 이름을 훔쳐서 나인 척 살아간다면, 여전히 나는 나일까?

진짜가 가짜는 쫓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정치적 음모와 스파이의 등장은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재미를 더해준다.


디아스포라는 사전적 의미로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전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도 유대교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유대인의 정체성을 크게 민족적 정체성(전 세계에 퍼져 살지만 공통된 역사와 전통을 공유하는 하나의 민족), 종교적 정체성(유대교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종교이지만 모든 유대인이 종교적인 것은 아니다.), 국가적 정체성(이스라엘은 유대인의 국가이지만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산다.)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유대인은 오랫동안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아왔지만 1948년 갑툭튀로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많은 유대인이 이주를 했다. 가짜 필립 로스는 "유대인들은 다시 유럽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유대인이 이스라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래 조상이 살던 유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많은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고향'이라고 하지만 가짜 필립 로스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논쟁은 단순하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유대인의 진정한 고향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유대인은 어디서든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고 한다.


필립 로스가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홀로코스트를 당한 그들은 지금 그 땅 위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과연 무엇이 맞는 걸까?


사족 : 데미야뉴크 재판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공포의 이반>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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