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특별판)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손에 피가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I feel I have blood on my hands."



시대의 천재 과학자들이 모여서 진행된 맨해튼 프로젝트는 독일보다 먼저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연구가 진행되었고, 1945년 7월 16일 세계 최초 핵실험인 '트리니티'를 성공시킨다. 이 맨해튼 프로젝트의 수장이 바로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이다.



왜 평전 제목이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일까?



제우스에게서 불을 훔쳐서 인간에게 선물한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분노로 코카서스 바위산에 쇠사슬로 묶여 매일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벌을 받는 신이다. 미국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무기를 선물했지만, 청문회를 통해 오펜하이머의 애국심은 의심받았고, 과학자로서 모든 날개가 꺾여 버렸다.



방직 사업으로 성공한 집안에 외향적인 아버지와 엄격한 어머니는 '탁월함과 목적'이라는 가훈 속에서 과잉보호를 받으며 성장하게 된다. 부모는 로버트가 천재라는 사실을 알았고, 로버트는 즐기는 공부를 하게 된다. 암석 수집과 책과 과학에 푹 빠져 살았고, 친구들에게는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로버트는 매끈한, 기분 나쁠 정도로 착한 어린아이로 세상이 잔인하고 냉엄한 곳이라는 사실에 준비하지 못했다고 회고하던데 무엇이든지 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이리라.



우울증은 오펜하이머를 괴롭힌다. 어머니를 호텔방에 가두기도 하고, 독사과를 지도 교수에게 먹이려고 했던 살인 미수 사건에 최음제를 처방하는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으로 오펜하이머는 스스로 정신 분석을 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되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자신이 남에게 끼치는 고통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알았다'라는 고통스러운 통찰로 책을 통해 자신의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시대의 부름으로 상상력 천재였던 오펜하이머는 34세에 맨해튼 프로젝트의 지휘자가 된다. 1945년 4월 30일 히틀러의 자살로 사실상 유럽에서의 전쟁은 끝이 났다. 그렇다면 오펜하이머는 어떻게 "원자 폭탄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을까?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진주만 공습 후 태평양 전쟁의 승기는 미국으로 기울게 되고 일본에 항복을 요구했으나 국민을 옥쇄(玉碎) 시켜서라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무모한 항전으로 핵무기가 실전 투입으로 이어지게 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폭격이 있고 나서, 오펜하이머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핵무기의 전면적인 철폐를 계획하게 된다.



오펜하이머는 핵과 관련된 지식은 미국만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태양 아래 녹는 얼음과자 같은 것이 지식이다.'라고 생각했고, 소련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핵 비확산조약 NPT에 가입한 5개국(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과 NPT 미가입 핵무기 보유국들(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이 있다. 이 지구는 공포의 균형으로 두려움을 통해 상대방과의 전쟁을 억제하고 있는 상태로 언제 터질지 항상 불안한 상태이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1945년부터 2016년 사이에 총 2055번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과학자에게 윤리의 잣대를 어디까지 들이댈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