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이은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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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투데이지원도서 


윤경은 세 식구가 살기 복작복작할게 뻔하지만 평수가 작은 역삼동 브랜드 아파트를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샀다. 지금 같은 경기라면 영끌족이 영털족이 되었을텐데 어찌 지내고 있을지 걱정스럽다. 반대로 여경은 아이가 없고 변두리 신도시 아파트를 샀다. 여경의 집에 놀러 온 윤경은 함께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게 된다.



신도시 아파트에 억새들로 꾸며진 바람의 언덕과 과거 할머니가 계시던 바람의 언덕이 주는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 윤경이와 여경이의 대화 속에서 바람의 언덕 위에 있던 절에서 치매로 쫓겨나신 할머니와의 동거는 자매들에게 어떤 기억을 남겼을까?



서울은 높고 좁고 답답한 느낌이라면 외곽 변두리지만 신도시로 탁 트인 하늘과 넓게 꾸며진 아파트 단지. 지금도 경기도민으로 살고 있지만 나는 여경의 선택처럼 탁 트인 하늘을 선택할 것이다. 어릴 적에는 부모의 선택에 따라 일 년에 한 번씩, 이 동네 저 동네로 이사를 다녔지만, 전세법이 2년 계약으로 바뀌면서 이사 횟수는 줄어들었다.



성인이 되고 내가 서울에 있는 회사를 다닐 때도 지옥철을 타고 다녔다. 지금이나 그때나 서울에 살 집을 마련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난 지옥철이 싫어서 지금은 수도권에 자리를 잡았다. 난 언니 윤경이보다는 동생 여경이의 마음에 더 이입이 되는 것 같다.



여경이가 앞으로 만끽하게 될 바람의 언덕을 지나 물의 언덕을 돌아 비밀의 정원에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를 끝까지 응원하고 싶다. 입주민 갑질을 하는 그들만의 리그에는 참가하지 않기를.



현대사회는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타고 다니는 차에도, 들고 다니는 가방에도 사람들의 욕망이 투사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능력에 힘이 부치지만 하차감을 느끼기 위해 외제차를 타는 사람들, 남의 시선을 부러움으로만 치부하고 명품 백을 안고 다니는 사람들. 스스로가 명품이 되길 위해선 얼마나 노력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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