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조금 공부되는 만화
노재승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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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국사 선생님에 최태성 쌤이 계시다면 국어 선생님에는 노재승 쌤이 계신다.



서양의 고전은 찾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고전은 왜 찾아서 읽지 않았을까? 고리타분해서? 아니면 대학 갈 때까지만 필요한 시험과목으로 고전을 접하기 때문에, 문학을 즐기지 못하고 암기과목으로만 생각해서일까?



수업을 진행하는 박삼술 할아버지, 가로채는 독고혜성, 듣는 박은미(손녀), 안 듣는 구영태, 방해하는 정옥순 할머니, 미션에 도움이 안 되는 부장을 사랑하는 요원 J가 등장한다. 요원이 등장하면 액션물인데, 칠십이 넘으신 박삼술 할아버지는 과연 어떤 장르의 고전 운문 수업을 하시는 걸까?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언제 적 들었던 구지가이던가. 이거 배울 때 운동장 모래밭에서 하던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가 맨날 생각났었다. 머리를 내밀지 않으면 구워서 먹겠다는 것과 헌 집이랑 새 집을 바꾸겠다는 협박성 때문에 이렇게 연결됐었나 보다. 무가를 추며 구지가를 부르는 BTS 그림은 전에 유튜브에서 한창 인기 있었던 <똥 밟았네> 뮤직비디오가 생각나서 한참을 웃었다.



구지가를 지나 공무도하가, 황조가, 서동요, 처용가까지 5작품을 손녀와 친구들에게 들려주었는데 아니 글쎄 좀비로 변해버린 사람들로 학교로 도망가는 박삼술 할아버지는 이 극한의 상황에서도 아이들에게 고전 운문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좀비를 피해 부산행 열차를 타고 피난을 가게 되는데, 이 와중에 구영태는 아이스크림을 24개나 먹는다. ㅋ



부산행 열차에 좀비 치료제가 있고, 부산에 있는 정 박사에게 전달해야 한다. 치료제를 둘러싸고 미션 임파서블을 방불케하는 액션신이 등장한다. 제12화에서 박삼술 할아버지에 대한 반전 매력이 뿜뿜 터진다. 가장 강력한 무기. 호두. 컥!



이존오의 시조 <구름이 무심탄 말이>의 내용을 보고 있자니 그냥 웃으며 흘려 볼 수가 없었다. 지금의 한국 정치판에 딱 필요한 이존오 같은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독고혜성의 말처럼 옳은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가다 보면 결국에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길일 텐데. 쯧!



후반부로 갈수록 박삼술 할아버지에게 반전 매력이 흘러넘친다. 그조공을 읽으면서 킥킥거리는 나를 보고 아들이 슬쩍 물어본다. "뭔데 그렇게 웃어?" 만화책이라고 하니 구미가 당기는지 자기방에 가져가서 읽고 있다. 물론 나처럼 킥킥거리면서.



미션임파서블과 좀비의 만남으로 고생고생하며 우리나라 고전 운문을 알려주신 박삼술 할아버지는 지금 현재 하와이로 휴가를 간 상태이시다. 21편의 고전 운문 책이 나오기까지 5년이 걸렸다.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기에 하와이에서 화산도 폭발했으니 어서 빨리 휴가를 끝내고 돌아오셨으면 좋겠다.


"할아버지. 빨리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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