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버 - 어느 평범한 학생의 기막힌 이야기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 지음, 한미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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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에서 또르르!



1933년 나치 정부가 "사제의 문제를 증오심에 가득 찬 왜곡된 형태로 그린" 소설로 판정해 금서가 되었던 <게르버>는 카프카의 유고를 정리 발표한 막스 브로트의 도움으로 출간되었던 책이다.



어느 평범한 학생의 기막힌 이야기라는 부제가 눈길을 잡아 끈다. 대학에 가기 전 졸업시험을 앞둔 마지막 1년. 우리나라 학제로 치면 고등학교 3학년 게르버가 주인공이다.



담임과 학생으로 만나게 된 쿠퍼 신과 게르버가 한 교실에서 맞닥트리게 되는 상황들은 나를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설마, 아닐 거야.'를 생각하면서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자연스레 게르버를 응원하고 있는 엄마의 마음이 되었다.



성실하진 않지만 똑똑하고, 불합리한 학교 규율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선생들에게 반항하는 게르버는 학교에서 사소한 갈등을 빚게 된다.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도 밝지 않는다는 말처럼, 권위주의적인 학교에서 게르버를 다른 선생들은 젊은이의 반항과 치기로 이해했다.



하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쿠퍼 신은 도전하는 학생에게 엄격한 규율로 반드시 응징하면서 권력 맛에 도취되어 있는 선생이다. 다른 영화에 나오는 미친 선생은 단순히 폭력적인 모습으로 비치지만, 여기에 등장한 빌런 쿠퍼 신은 지능범에 사이코패스 형 수학 선생이다.



법학이나 철학 박사가 되고 싶은 게르버는 심장병이 있는 아버지의 전학 권유를 뿌리치고, 반드시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합격해야 했고, 학교 선생의 전횡을 참고 견뎌야 하는 이유였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아직 힘이 없는 학생 신분이었으니까. 그리고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더 이상의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선생들이 지금은 모두 사라졌을까? 최근에도 학생에게 폭언과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선생에 대한 뉴스를 자주 볼 수 있다. 교권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선생과 존경할 선생이 없다는 학생들의 이런 첨예한 입장 차이는 왜 좁혀지지 않는 것일까?



모든 아이들이 1등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 입시지옥에 빠져서 허우적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성적만을 중시하는 사회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학교 시스템도 바뀔 수 없다. 시험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내몰린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그 어른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회에서 당장 바뀌기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귀한 아이들을 귀하게 대하는 사회가 되어야 어른이 되어도 귀한 대접을 받기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미친 선생이 꼭 한 명씩은 있었는데,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이상은 개인의 일로 치부할 수 없음을 알기에 더욱 많은 분들이 읽어 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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