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장난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3
로베르토 아를트 지음, 엄지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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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 않은 이름. 누군가 했다. 오래전에 읽었었던 <7인의 미치광이>의 작가. 이 작가의 특이한 이력 때문에 놀랐던 기억이 났다. 아를트 작가는 여러 방면에서 천재였나 보다. 여성용 스타킹의 올 풀림을 막는 방법으로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고 한다. 놀라운 작가다. 안타깝게도 1942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한다. 경제력이 지금과 달랐던 아르헨티나가 국제도시로 빠르게 변화해 가면서 혼돈에 빠지는 아르헨티나를 보여주고 있다. 아를트의 첫 작품이자 국내 첫 번역된 미친 장난감 속으로 들어가 보자.



실비오 아스티에르는 도적 문학(20세기 초, 도둑이나 강도 등 악당들이 주인공의 모험담이 펼쳐지는 장르소설)에 한참 빠져 있었다. 그렇게 해서 실비오, 엔리케 이르수베타, 루시오 삼총사는 도둑 클럽을 결성하게 된다. 프랑스에선 귀족 삼총사가, 아르헨티나에선 도둑 삼총사가 탄생한 것이다. 겨우 열네 살인 친구들이. 그래도 부지런히 책을 읽었던 실비오는 어느 날, 책을 훔치려고 도서관을 털기로 한다. 비싼 책을 훔쳐서 돈으로 바꿔서 먹을 것을 살 생각을 해야 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열다섯 살의 실비오는 취업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언제까지 도둑질로 생활을 이어갈 순 없었을 것이다. 학력도 기술도 없는 실비오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지만 냉혹한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결국 가에타노 씨의 서점에 취업을 하게 된 실비오. 당연히 가에타노 씨는 악덕 고용주의 자태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실비오는 서점 점원 겸 하인(노예 아닐까?)의 역할을 떠맡게 된다. 그래도 책을 사랑하는 실비오가 도둑질을 그만두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여기선 가에타노 씨가 쁘띠 부르주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치심도 없고 시장 상인들과 악다구니하는 모습과 반대로 실비오와 미겔 씨를 노예 다루듯이 하는 모습은 인간의 최소한의 도리는 뭉개트리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혈을 최대한 뽑아 먹을 생각만 하는 기회주의자의 모습이었다.



쁘띠 부르주아 또는 스몰 부르주아로 불리는 계급은 18세기와 19세기 초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중간 계급을 의미한다. 부르주아는 아니지만 부르주아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중소자본가들을 말한다. 대자본가들과 노동자 계급 사이에서 자본주의의 출현으로 끊임없이 동요하면서 좌우의 기회주의로 전락하는 경향을 갖게 되었다.



실비오의 목에 달린 방울 소리는 서점에 불이 나고서야 멈추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을 벗어날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고용자들이 공장에 불법 취업을 하고 죽은 상태로 발견되었지만, 고국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뉴스가 종종 나올 때의 그들의 모습이 아닐었을까? 그들은 고국에 돌아갔을까?



실비오의 생존을 위한 분투기는 과연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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