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의 방 - 내가 사랑하는 그 색의 비밀 컬러 시리즈
폴 심프슨 지음, 박설영 옮김 / 윌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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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 열한 가지 색의 방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과연 예술 분야에서는 또, 역사 속에서는 어떤 인물들이 어떻게 색을 이용했는지, 각계각층의 여러 분야에서 색을 활용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색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감각을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색깔 중에서 보라색이 가장 오묘하다고 생각한다. 보라의 방에선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권력과 고귀함을 상징하게 된 티리언 퍼플 Tyrian purple은 진홍색 또는 보라색 염료로 고대에는 조개류에서 노란 액체를 추출했는데 햇빛이나 공기에 노출되면 보라색으로 변했지만 냄새가 고약했다고 한다. 아흑! 분비물이 발효되는 냄새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 고대 B.C. 1500~1400년경부터 페니키아인에 의해 염색에 이용되었다고 한다.



1온스 염료를 생산하는데 약 25만 마리의 조개가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1온스 oz는 귀금속에 주로 사용하는 무게 단위인데 요즘 주로 사용하는 그램 g으로 환산하면 1온스 oz는 28.349523그램 g이다. 겨우 28그램에 25만 마리의 조개가 필요하다니 보라색은 고대부터 정말 값비싼 색깔이었다.



당시 사회에서 '보라색광' 또는 '병적인 색'이라고 비난받을 정도로 보라색을 너무나 너무나 사랑했던 인상파 화가들이 있었다. 대략 230점의 수련 그림을 그린 모네는 "보라색과 녹색 사이 어딘가, 바로 그곳에 모든 것을 연결하는 색이 놓여 있다네. 공기와 물의 사이, 무한대의 어딘가에 말이야."란 편지를 폴 세잔에게 보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1800년대 후반에는 보라색을 히스테리나 정신병으로 연관 지어 바라보는 눈이 더 많았다.



고대 로마 장군 플리니우스는 티리언 퍼플을 '고귀한 젊음의 표식'이라 불렀고, 알렉산더 대왕의 관 속에는 보라색 예복이 놓였다고 한다.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때부터 티리언 퍼플은 황실만 사용할 수 있는 색이 되었다.



미국독립전쟁이 승리로 끝나고 초대 대통령이 된 조지 워싱턴은 색깔에 매우 까다로웠는데 1782년 '보라색 천으로 된 심장 형상'의 무공훈장을 제정하게 된다. 200주년인 1932년엔 국방부가 '퍼플 하트 훈장'으로 발표하게 된다. 조지 워싱턴은 알렉산더 대왕의 전기를 참고했다고 하는데 알렉산더 대왕의 보라색이 미국 병사들의 고귀한 야망을 보상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조선 시대의 복식에도 임금만이 입을 수 있었던 황금색 용포와 신하들이 입었던 관복색이 따로 있었으니 색깔로도 신분이 구별되었다. 조선에서는 황금색이, 고대 로마에서는 보라색이 가장 높은 자리의 주인이었던 왕과 황제의 색이었다. 두 색 모두 현재는 합성으로 만들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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