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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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신론자이지만 파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노신사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내 이야기를 들으면, 젊은이는 신을 믿게 될 거요.". 후훗! 아직 회의적이긴 하지만...



열여섯 살 인도 소년 피신 파텔은 스스로 파이라는 이름으로 선택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선택한 멋진 소년이다. 그리고 파이는 신을 사랑할 뿐이라며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를 모두 믿는다. 파이 같은 사람이 예루살렘에 많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종교전쟁은 모두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인도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아버지는 이민을 결심하고 동물원을 정리하고 일본 회사 화물선을 타고 가족들과 캐나다로 출발하게 된다.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풍랑을 만나고 화물선은 가라앉아버린다.



구명보트에 파이,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벵골 호랑이, 얼룩말, 하이에나와 표류하다가 바나나를 타고 온 오랑우탄이 합류하게 된다.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죽인 하이에나를 마지막으로 벵골 호랑이가 잡아먹게 된다. 구명보트에 남은 것은 '리처드 파커'와 파이, 이제 단둘만의 숨 막히는 227일간의 생존 표류기이다.



파이는 둘 다 살아남기 위해서 벵골 호랑이에게 먹을 것을 제공해야 했다. 원래 채식주의자였던 파이도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잡아먹기 시작한다. '리처드 파커'의 원래 이름이었던 써스티 thirsty는 파이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배고픔과 갈증, 공포와 절망과 싸우다 구명보트는 멕시코 해안에 닿게 된다.



파이의 소식을 듣고 일본 화물선 회사에서 직원들이 찾아오는데, 그들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동물의 이야기가 아닌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헐! 레알???)



얀 마텔이 묻는다. 당신의 선택은?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나요?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요, 동물이 안 나오는 이야기요?"



인간은 진실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으로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를 선택하는 것 같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터지고 수도 키이우의 대피소에 울려 퍼졌던 '렛 잇 고'를 부르는 동영상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울림을 전해줬을까?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지 알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해선 살인도 서슴지 않는 게 국제정치의 날 것 그대로의 속성이다. 그 많은 사람들의 목숨으로 두 나라는 어떤 역사를 써나갈지 궁금하다.



망망대해라는 인생에 던져진 파이도, 나도 모두 어딘가에 도착할 것이다. 신을 믿고 안 믿고 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세상에 던져졌으니 재미있게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 그리고 뭔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 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 게 아닌가요?"



사족 : 파이π는 원주율로 순환하지 않는 무한 소수인 무리수이자 초월수이다. 파이 이야기는 99개가 아닌 10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치밀하신 분!!


☆작가정신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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