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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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처럼, '내 마음 나도 몰라.'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마음을 나쓰메 소세키는 어떻게 들여다보고 있을까?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1867.2.9 ~1916.12.9)의 <마음>은 1914년 아사히 신문에 연재되었던 소설이다. 1부 선생님과 나, 2부 부모님과 나, 3부 선생님과 유서,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신문에 연재했던 글이었기 때문인지 선생님은 '인간을 믿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비밀을 한 번에 확 풀어 놓지 않고 궁금해하는 '나'에게 나중에 들려주겠다는 말을 하는데 이것은 신문을 읽는 독자에게 한 말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선생님이 들려줄 다음 이야기가 너무너무 궁금해서 한자리에서 다 읽어버리게 만든 나쓰메 소세키의 힘이 아닐는지.



작은아버지는 돈 때문에 악인이 되었고 선생님은 사랑 때문에 악인이 되었다. 작은아버지로 인한 상처로 인간을 믿지 못하게 된 선생님도 하숙집 딸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사람을 의심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친구 K의 갑작스러운 사랑고백으로 질투심에 불이 당겨진 선생님은 하루빨리 하숙집 아주머니에게 딸과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하게 된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냉소적인 선생님은 하숙집 딸과 결혼에는 성공했지만 친구 K의 죽음이 항상 함께하고 있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부부였지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면 부인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고 남편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니 그 마음은 또 얼마나 답답했을까?



<마음>에는 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나온다. 질병으로 사망한 두 부모님과 천황의 죽음은 자연스러운 죽음이라고 해도 친구 K와 노기 장군의 순사(흔히, 신하가 죽은 임금을 따라 죽음.)와 선생님의 죽음은 자신에게 자신이 가하는 가장 부자연스러운 폭력이 아닐까? 손거스러미가 생겨도 아프고 쓰라린데 도대체 어떤 마음이 자살을 선택하게 하는 것일까?



<마음>에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장면은 친구 K의 죽음을 목도하고도 유서를 찾아서 읽는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옆방에 함께 동거하던 친구가 피를 흘리고 죽어 있는데 어떻게 소리도 지르지 않고 유서부터 찾아서 읽을 수가 있을까?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에 대한 욕이 쓰여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부터 하다니 인간의 이기심에 소름이 쫘악~~~ 그리고 또 한 가지, 마지막까지 자신의 부인은 그 사실을 몰랐으면 한다니.



「자네, 정말로 진실한가?」라고 선생님은 나에게 물었었다. 선생님은 끝까지 한 사람만은 믿고 싶었던 것일까? 자신의 비밀을 들려는 주겠지만 부인에겐 끝까지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마지막까지 나에게 진실을 들려줄 용기는 생겼지만 끝까지 세상의 이목을 생각하는 선생님의 마음은 나에게 씁쓸함을 남겼다. 다음에 또 읽게 되면 어떤 마음에 더 집중해서 읽게 될지 궁금해지는 <마음>이었다. 「선생님은 정말로 진실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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