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박노해 사진에세이 1
박노해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느린걸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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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의 박노해라는 필명을 쓰는 혁명가의 하루를 들여다볼 사진 에세이. 수감 생활이 끝나고 나서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 들어갔으니 노동자의 하루가 아닌 혁명가의 어떤 하루를 보여줄지 궁금해졌다. 초록빛의 표지는 밝게 빛나고 펼쳐지는 사진들은 표지와 대조적으로 흑백의 모습으로 실려 있다. 빛과 그림자로 표현되는 흑백사진을 정말 오랜만에 보게 되었다. 흑백 사진은 컬러 사진과는 다른 묘한 그리움이 묻어난다고나 할까?


나는 과연 하루하루를 감동하고 감사하고 감내하며 살아왔을까? 박노해 시인은 전라남도 함평의 어린 시절을 살짝 보여주면서 그 시절의 하루는 긴 하루였다고 말한다. 가난하지만 인간적으로는 더 풍요로웠던 어린 시절의 그 여유로웠던 골목에서의 추억을 생각해 보면 해질 때까지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헤어졌던 동네 아이들의 환한 미소가 문득 그리워지는 하루다.


지난 20여 년간 지도에도 없는 가장 멀고 높고 깊은 마을을 찾아다니면서 기록으로 남긴 흑백 사진과 시인의 몇 줄의 감상은 경이로운 하루로 만들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지금 전쟁이 발발한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은 평범한 하루가 주었던 일상이 경이로울 것이고, 포성이 들리는 하루는 또 얼마나 긴 하루로 고통을 느끼고 있을까?


COVID-19라는 질병과도 싸우고 있는 지구상에서 건강하게 살아 있으매 감사하게 되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때이다. 일일 확진자 38만 명, 사망자 269명이라는 숫자는 어디까지 치솟아야 하향세로 내려갈지 걱정이다. 지구 반대편 유럽에서는 전쟁 발발로 서로 살아 있으매 감사하는 긴 하루를 보내고 있고, COVID-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또 자가격리 기간 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운 긴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박노해 시인은 나에게 묻고 있다. 오늘 하루 얼마나 감동했는지 감사했는지 감내하며 사랑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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