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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세 살 때부터 하나씩 모으기 시작한 <상상력 사전>이 383편에서 542편으로 늘어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상절지백으로 돌아왔다. 주변에서 보고 들은 신기하고 놀라움을 느꼈던 것들을 모은 것인데 이야기를 수집하다 보니 잊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강박증이 생기면서 백과사전 같은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우표를 수집하는 사람들처럼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야기들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이 이야기들은 그의 작품에 항상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 중에서 <개미>를 가장 좋아하고, 가장 충격적인 책이었는데 이 상절지백 개정판은 최근 작품인 <죽음>에서부터 목차가 시작되고 가장 마지막에 <개미>로 배치되어 있다. <상상력 사전>의 2배나 늘어난 542개의 편수를 보니 그동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활발한 작품 활동의 밑바탕에 깔려 있었을 수집에 대한 욕망? 강박이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기원전 205년에 정말로 웃음이 멎지 않아서 질식사 한 사람도 있고, 독을 독으로 치료하는 원칙에 의해 감기에 걸린 남편에게 찬물을 끼얹어서 결국 폐렴으로 사망한 수학자도 있다.(2. 엉뚱해서 유명한 죽음들) 웃다 죽은 사람은 사후 세계를 믿었을까? 미국은 26%, 캐나다는 29%, 영국은 33%, 프랑스는 14%의 사람들이 사후의 삶을 믿는다고 한다.(115. 신앙)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면 항상 1순위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대도서관은 알렉산드리아를 아테네보다 더 훌륭한 문화와 학문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세상의 모든 지식을 한데 모으리라는 야심을 천명한 프톨레마이오스 1세와 그의 후계자가 책이란 책은 모두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당시의 책은 종이책이 아닌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가리키는데 살 수 없는 책들은 베껴서 장서 수집을 하게 된다. 50만 권이라는 지식의 보고가 갖춰지자 자연스레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중심으로 인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책뿐만이 아니라 과학 도구들은 물론 식물원과 동물원, 지도에 암석, 식물, 동물 유골 등 다양한 수집품들이 비치되어 있었고 학자들은 마음껏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최고의 전성기 때는 70만 권의 장서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식이 한 군데로 집중되자 이것들을 파괴하려는 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642년 아랍인들이 침략하는데 코란이 아닌 모든 책들을 없애버리라는 칼리프 오마르의 명령이 있었다.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를 했는지 돌로 지어진 대도서관의 자리를 우리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107.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평범하지 않은 동물의 습성과 실험에 대한 이야기와 수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죽음과 신에 대한 이야기들이 추가되면서 이야기들이 더 풍성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상상력을 자극했었던 이야기들에 나도 당신도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쓸모없는 지식은 없으니까 말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프롤로그에서 얘기한 것처럼, 재미있게 골라 읽는 맛을 느껴 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