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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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스카 와일드(1854~1900) 아일랜드 더블린 출생 극작가, 소설가, 시인으로 유미주의 작가이다. 당시 빅토리아 시대의 엄숙주의를 조롱하며 사회적 풍자가 넘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자녀들을 위해 쓴 책으로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가 있다. 표제작인 <행복한 왕자>는 온몸이 순금 판으로 덮였고 보석으로 치장한 행복한 왕자의 조각상이 비참한 도시를 내려다 보다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쉬러 온 제비에게 부탁하여 보석과 순금을 떼어 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볼품없는 동상을 녹여 버리기로 사람들이 결정을 하게 되고 천사가 가장 귀한 두 가지로 왕자의 쪼개진 심장과 죽은 제비를 가지고 가서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이 난다.



<행복한 왕자> 이야기는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고 나눔의 행복을 자녀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이었겠지만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그런가 왕자는 살아있을 때는 깨닫지 못했던 백성들의 가난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발목 잡힌 제비는 왕자를 돕다 결국 얼어 죽고 마는데 그게 과연 올바른 희생인 건가? 죽어서 천국 가면 뭐하나 살아서 행복하게 살아야지.



<나이팅게일과 장미>는 철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이 교수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 나이팅게일은 순수한 사랑을 최고로 생각하는데 청년의 눈물에 감동을 받고 스스로 가시에 몸을 찔리며 붉은 장미를 피워내고 죽게 된다. 대학생은 교수의 딸에게 장미를 들고 찾아가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가 준 보석에 마음을 빼앗겨 붉은 장미를 거절하게 되고 대학생은 붉은 장미를 버리며 사랑의 덧없음을 깨닫고 철학 책을 펼쳐들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교수의 딸은 김중배의 다이아몬드처럼 속물근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나이팅게일에게는 예술가와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그저 아무런 의미도 실용성도 진정성도 없다고 생각하는 대학생은 그저 책 속에서 철학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어려운 주제를 정말 오스카 와일드는 아이들에게 들려준 걸까?



<어부와 그의 영혼>은 어부와 인어로도 번역되는 작품이다. 어부는 인어와 사랑에 빠지는데 영혼이 있는 사람은 물속에서 살 수가 없으니 마녀의 도움으로 영혼을 잘라낸다. 영혼은 어부에게 무섭다며 마음을 달라고 하지만 어부는 인어에게 줄 것이기 때문에 거절하고 1년에 한 번은 꼭 만나자는 약속을 하게 된다. 영혼은 매년 어부를 찾아와 지혜와 반지로 유혹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만다. 3년째 찾아온 영혼은 아름답게 춤추는 여인의 맨발을 보러 가자는 유혹에 넘어간 어부는 영혼을 다시 자신의 몸에 붙이고 도시로 가게 된다. 도시에서 영혼이 자신에게 계속 악행을 지시하자 영혼을 다시 떼어내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단 한 번만 잘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부는 죽은 인어를 끌어안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인어 공주가 생각나는 작품이다. 사랑을 위해서 정말 영혼까지 팔 수 있을까? 어부의 영혼은 악마였을까? 인어를 사랑하지만 인어에게 없는 발에 대한 호기심으로 영혼을 다시 붙이는 어부의 잘못은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나는 사랑을 위해서 어떤 것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 사랑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내 답은 사랑이 밥을 먹여주진 않는다. 그리고 사람이 밥만 먹고살지도 못한다.



<별 아이>는 별이 떨어지는 걸 목격한 두 나무꾼이 발견한 것은 신비한 별 장식과 금박이 달린 망토로 쌓인 아기였다. 나무꾼은 아이를 키우게 되고 아이는 아름답게 자랐으나 성격은 점점 더 건방지고 사악해져만 갔다. 어느 날 거지 여인이 잃어버린 자식을 찾으러 오게 되는데 거지 행색의 여인이 내미는 손을 거부한 아이는 얼굴을 두꺼비 같고 몸은 뱀처럼 비늘로 뒤덮여 흉측하게 변하게 된다. 아이는 3년 동안 엄마를 찾아다니다 사악한 마법사에게 붙잡히고 세 번의 시험을 거치게 되는데 산토끼에게 베풀었던 동정으로 시험을 통과하게 된다. 엄마의 용서를 받고 왕이 되지만 3년 후 아이는 죽게 된다.



동정을 베푼 나무꾼의 손에 키워진 아이는 너무나도 잔인한 아이였다. 동정을 베풀 가치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자신의 엄마가 내민 손길도 거부하는 그 못된 마음이 얼굴이 바뀌는 저주가 아니었을까? 잘못을 반성하고 세 가지 시험을 통과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아이의 이야기는 지금의 외모지상주의에도 통할까? 세상은 냉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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