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여행 갈 때 가볍게 챙겨가기 좋은 책으로 강추!!



한 권에 4편(어셔가의 붕괴 / 붉은 죽음의 가면극 / 검은 고양이 / 도둑맞은 편지)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짧지만 4편 모두 강력한 충격을 주는 작품들이다. <검은 고양이>는 어릴 때 읽고 너무 무서웠었는데 지금 읽어도 소름이 오싹오싹!



에드거 앨런 포(1809.1.19~1849.10.7)는 추리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는 작가다. 하지만 나에겐 에드거 앨런 포 하면 떠오르는 시가 있다. 사랑하는 아내 버지니아를 떠나보낸 뒤 발표한 애도시 '애너벨 리'. 학창 시절 얼마나 절절했던지. 흡! 마지막 6연을 소개하자면.



달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꿈을 꾸지 않으면 비치지 않네.

별도 내가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빛나는 눈을 보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네.

그래서 나는 밤이 지새도록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 생명, 나의 신부 곁에 누워만 있네.

바닷가 그곳 그녀의 무덤에서

파도 소리 들리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그래서일까? 부인을 너무 사랑한 작가가 작품 속에 투영한 것일지도 모르는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여인의 죽음이 자주 등장한다. 에드거 앨런 포도 2년 후에 알코올중독에 빈사상태로 떠돌다 사망하게 된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어셔가의 붕괴>는 다른 출판사에서는 어셔가의 몰락으로 번역되는 작품이다. 어셔의 편지로 어셔 가를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상하고 괴상하다. 동생 매들린도 죽고 어셔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데 폭풍우 치는 날 어셔는 매들린이 보인다는 얘기를 하는 그에게 광란의 해후를 읽어주자 현실에서 똑같이 일어나면서 매들린에 대한 비밀을 듣고 어셔 가를 도망치는 주인공은 바로 나였다. 이렇게 짧은 글에 공포를 느낄 수 있다니 정말 천재적이다. 아~ 비명을 지르고 싶다. 소리치면 무서움이 달아날까?



처음 읽은 <붉은 죽음의 가면>은 붉은 죽음이라는 역병에 걸리면 30분 안에 피를 토하며 죽게 된다. 역병을 피해 소수의 인원이 수도원으로 피신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선택받은 자들은 맘껏 즐기고 있는데 그들에게도 어두운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다. 안개처럼 스멀스멀 퍼지는 불안감이 어떻게 미치게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부터 고양이를 무섭게 만들어준 단연 최고의 작품 <검은 고양이> 마지막 장에 고양이 울음소리가 또다시 들리는 것 같다. 이건 읽어봐야 이 맛을 알 수 있다. 아~~ 무셔



<도둑맞은 편지>는 D 장관이 왕비의 비밀 편지를 훔쳐서 곤란해지자 이 편지를 찾기 위해 경찰이 뒤팽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시작된다. 아무리 뒤져도 경찰은 못 찾아낸 편지를 뒤팽은 아무렇게나 꽂혀져 있는 편지를 쉽게 찾아낸다. 눈에 불을 켜고 찾으면 오히려 더 안 보이는 '주의력 착각'. D 장관도 뒤팽도 인간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4편 모두 짧지만 긴 시간 동안 여운을 남겼다. <검은 고양이>는 단연 최고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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