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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이스 1 ㅣ 아이네이스 1
베르길리우스 지음, 김남우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월
평점 :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전체 1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남우 역자는 4권씩 묶어서 번역하였다. 제1부는 2013년에 출간되었고 올해 제2부가 번역되어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아이네이스를 읽어본다.
열린책들의 아이네이스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라티움어로 쓰인 원문 시행은 <여섯 걸음 운율>로 구성되어 있는 서사시이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역자는 18자 이하로 번역을 하고 고유 명사는 예를 들어, <이탈리아>는 <이탈랴>로, 3음절로 줄여서 서사시 읽는 맛이 난다. 여기에 주석 부분은 천병희와 강대진의 번역을 인용했다. 이름만으로도 믿을 수 있는 두 분이다.
아이네이스가 또 특별한 건 우선 산문으로 글을 완성해 놓고 일리아스(10년 동안의 트로이 전쟁)와 오딧세이아(트로이에서 10년 동안 집으로 가는 모험)의 형식을 빌려서 12권으로 나누고 장면별로 운문으로 바꾸는 작업을 한 2차 창작물이라는 점이다. 1권~6권까지 오딧세이아식 모험을 다루고 있고, 7~12권은 일리아스식 전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베르길리우스는 11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완성을 위해 매달렸으나 열병에 걸려 미완성 원고로 남게 되자 유언으로 모두 불태우라고 했으나 아우구스투스의 뜻에 따라 미완성 작품이지만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아이네이스는 아이네아스의 노래(이야기)라는 뜻으로 주인공의 이름은 아이네아스!! 처음엔 많이 헛갈린 부분이었다. 아이네아스는 다르다노스(이탈리아 출신)의 후손이고, 아프로디테(비너스)와 앙키세스의 아들이고, 트로이왕 프리아모스의 사위가 된다.
제1부는 원문 1권~4권으로 트로이를 떠난 아이네아스의 배의 난파 장면과 디도의 땅 카르타고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집으로 가기 위한 오딧세이아처럼 이탈리아로 가기 위한 아이네아스의 역경을 보여준다. 유노의 분노와 아이올로스의 폭풍을 만나 난파당한 배가 해안가에 도착하고 디도를 만나 트로이아의 멸망으로 아이네아스의 탈출 장면을 들려주고 있다. 아이네이아스와 그 일행들이 겪게 되는 갖은 고생은 모두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리라.
마지막 4권에서 보여주는 디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아이네아스는 카르타고를 떠나고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 디도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장례식을 준비하고 저주로 마무리된다.
사랑과 광기와 비극적 죽음으로 이루어진 4권이 가장 재미있었다.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결말보다는 비극적 사랑 이야기가 더 매력적이다. 이제 카르타고를 떠나 시칠리아에 도착하게 될 아이네아스의 이야기 속으로 달려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