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Old Man and the Sea> 헤밍웨이에게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게 만들어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노인과 바다>. 그러나 나는 헤밍웨이와 인연이 없었다. 왜일까? 너무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에게서 인생 책이라며 너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줄거리와 핵심 포인트는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찾아서 읽을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왜 그런 심리 있지 않나? 너무 유명하고 다들 좋다고 하니까 괜히 더 읽기 싫은 청개구리 심보?
스무 살에 퇴역군인이 되고 스물다섯에 인기 작가가 되고 서른 살에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오른 헤밍웨이. 제1,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속에 서 있었던 헤밍웨이는 과연 그 속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요즘 전쟁 관련 역사 책을 읽고 있는데 헤밍웨이는 무엇을 보고 느꼈을지 <무기여 잘 있거라>와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통해서 궁금증을 해소해 봐야겠다.
53세에 발표한 <노인과 바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산티아고 할아버지는 84일 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한 어부였다. 노인에게 고기잡이 일을 배우던 소년 마놀린의 부모는 그가 '살라오'(스페인어로 '재수 없는 자')로 여겨진다며 소년을 다른 배에서 일하게 한다. 고기잡이와 야구를 사랑하는 산티아고와 소년은 잘 맞는 짝꿍이었는데.
85를 행운의 숫자로 생각하며 새벽부터 노를 젓기 시작해 바다 멀리까지 가기로 한다. 청새치가 산티아고의 미끼를 물고 둘은 생사를 걸고 힘겨루기가 시작되었다. 대치하는 와중에 산티아고는 청새치를 걱정하기도 하고 소년과 함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하고 돌고래 떼 꿈도, 사자들 꿈도 꾸게 된다. 셋째 날, 산티아고는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 청새치를 작살로 찔러서 잡게 된다. 하지만 청새치가 너무 커서 그의 작은 보트에 실을 수가 없었다. 노인은 무사히 청새치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너무 먼바다까지 노를 저었던 건 아니었을까? 철저히 바다 위에 혼자 있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사람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이 청새치한테 계속 끌려가는 바다 위 작은 보트에 홀로 있는 기분. 절대 고독! 와~ 나 같았으면 두려워서 멘붕에 당장 낚싯줄을 끊어버렸을 것 같다. 그러나 노인은 모든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하면서, 다만 멀리 나왔을 뿐이라고 위안 삼아 혼자 큰소리로 얘기를 하면서 자연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았던 노인은 청새치와 형제였고 소년 마놀린이 곁에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뿐이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소년과 노인은 한 팀이었다. 노인이 돌아오지 않자 마을 사람들은 수색작업을 시작했다. 다만 배가 너무 작았을 뿐! 그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한 팀이었던 것이다. 모두가 함께 해야 승리할 수 있는 야구와 같은 한 팀! 운이 좋은 한 팀의 모습처럼 마지막에도 사자들 꿈을 꾸는 노인처럼 헤밍웨이도 사자들 꿈을 꾸고 계시기를!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야.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