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순수와 비순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권예리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콜레트의 개인적인 소망에 따라 원제 『이 쾌락들...』을 수정처럼 맑은 음색에 대한 강한 애착이라든지, 끝맺지 않은 제목의 경계에 놓인 말 줄임표에 대한 어떤 반감이라든지, 결국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이유들로 『순수와 비순수』로 바꿨다.
『순수와 비순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LGBT 문학 작품이다.
콜레트 자신이 직접 작품 속에서 말하는 듯한 설정으로 주인공은 소설가이며 저널리스트로 어느 정도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선으로 지켜본 카사노바, 여장 남자, 중독자, 남장 여자, 동성애자 등의 사회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쾌락과 관능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편견에 대해 들려준다.
샤를로트, 'X'와 돈 후안, 라슈발리에르, 르네 비비앵, 아말리아와 라뤼시엔, 랑골렌의 여인들, 'C'와 남자들, 'D' 그리고 여자들로 챕터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마담 샤를로트를 만나고 스스로 억압하고 있는 본능과 쾌락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X'를 통해서는 남성이라는 특권을 부여받고 쾌락을 즐기지만 여성에게는 순수와 정숙을 요구하는 이중성에 대해 비꼬고 있다. 동성애자이면서 시인이었던 르네 비비앵은 극으로 치닫는 삶을 살다가 결국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되는데 자기 스스로를 파괴할 정도의 슬픔은 무엇일까? 동성애자로 51년을 함께 산 엘리너와 세라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꼭 이성애자로만 삶을 살아야 하는 건 아니며 세상의 편견과 비난에 당당하게 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겉으로 강한 척하지만 속마음은 여리고 상처받은 사람들, 어린 시절의 상실과 결핍 때문에 집착하고 감정적으로 착취하고 착취당하고, 본모습을 숨기고 살아가는 외롭고 소외된 영혼들의 이야기이다.
어느 누구 하나 같은 사람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이 아닌 실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순수와 비순수』는 성적 욕망과 동성애, 양성성, 여성의 질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소수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관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