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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토끼를 따라가라 - 삶의 교양이 되는 10가지 철학 수업
필립 휘블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6월
평점 :

일단 재밌다.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다고 하는데 이 책은 다양한 철학 이론들이 서로 논쟁(사실 싸우는 거지)을 한다. 설명만 하는 다른 철학 입문서와는 완전히 다른 점이다.
현대 철학 입문서인데 왜 하얀 토끼를 따라가라고 하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매트릭스>에서 하얀 토끼를 따라간 주인공들은 지금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이상한 나라에 도착하게 된다. 철학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지금까지 그냥 보던 것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의심하고 추론하고 상상하는 것이다. 나와 타인, 세상을 더욱 또렷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얀 토끼를 따라가보자.
과학과 기술이 발달한 현실이지만 점점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포기하는 듯이 보인다. 정보의 양은 방대해지고 가볍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매체가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필립 휘블은 문득 "도대체 왜 누군가가 내 생각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야 하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어서 무신론자가 되었다고 한다. 질문하고 답을 찾는 진정한 철학자의 자세이다. 당신이 유신론자라면, 신이 있다면 우리를 엿보고, 우리에게 개입하고, 자신이 선택한 이들에게 말을 건다고 하는데 신은 왜 가끔씩만 우리에게 개입할까? 신은 왜 어떤 이들의 기도는 들어주고 다른 이들의 기도는 들어주지 않을까?에 대한 답을 찾기를.
위대한 철학적 질문을 크게 감정, 언어, 종교와 믿음, 꿈과 무의식, 의지와 행동, 진리와 지식, 미와 예술, 의식과 사고, 감각, 삶과 죽음으로 나누고 다양한 현대 철학 이론들이 서로 논쟁하고 각축을 벌인다. 골라 먹을 수 있게 다양한 철학자들의 논쟁을 들어보고 맘에 드는 철학자를 만나보길 바란다.
철학을 일컬어 “우리의 언어를 매개로 우리의 이해를 현혹시키는 것과 싸우는 것”
그리하여 때로는 부조리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현실이라는 ‘이상한 나라’를 기꺼이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는 것! -비트겐슈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