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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미스 ㅣ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평점 :

핑거스미스는 도둑을 뜻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은어이다.
수는 고아다. 런던의 뒷골목에서 석스비 부인은 하인이 필요하거나 양자를 필요로 하는 집에 어린아이들을 파는 일을 하는데 수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면서 자란다. 어느 날 젠틀먼이 찾아오고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을 여자의 하녀로 열일곱 살이 된 수를 데리고 간다.
모드도 고아다. 모드는 정신병원에서 태어나 열 살 때까지 그곳에서 키워졌다. 어느 날 갑자기 정신병원으로 신사가 방문하더니 열한 살이 된 모드의 삼촌이라며 브라이어 저택으로 데리고 온다. 책만 아는 삼촌은 모드에게 항상 장갑을 끼고 일정 시간 동안 자신에게 책을 읽어 주도록 가르쳤다. 훈련을 잘 받은 모드의 맑은 목소리는 음탕한 책의 내용과는 다르게 들릴 정도였고 신사들을 저택에 초대해서 책을 읽히기도 했다.
막대한 유산 상속을 받을 모드에게 접근한 젠틀먼은 자신의 구애를 받아들이도록 옆에서 잘 다독이고 설득하라고 수를 소개하지만 모드와 수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세상과 단절된 채 성장한 모드에게 수는 어쩌면 처음으로 안아준 사람이 아니었을까?
1부는 수의 시선으로, 2부는 모드의 시선으로 마지막 3부는 다시 수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서술되고 있다. 1부에서 마차를 바라보는 수의 모습을 그리면서 대단한 반전이라고 생각했는데, 2부에서 같은 사건을 모드의 입장에서 들으니 또 새로운 이야기 같았는데 또 마지막 부분에 반전이 있었다. 3부에서는 수의 시선이었으니 이야기를 종합하고 마무리하나 했더니 18살이 되어야만 알 수 있는 대역전의 반전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800페이지가 넘는 긴 장편소설이지만 치밀한 구성과 매번 보여주는 반전의 재미는 읽는 내내 지루하다고 느낄 틈이 없을 정도로 정말 뛰어난 작품이었다. 그래서 영화 '아가씨'로 재탄생했었으리라!
이젠 빅토리아 시대하면 떠오르는 작가는 찰스 디킨스였는데 이젠 세라 워터스가 생각날 것 같다. 이번 여름에 당신도 핑거스미스의 반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꿀잼 보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