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
조이스 박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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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에 발표된 루스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 시리즈 중에서 1권에 해당하는 책의 38가지 장면의 영어 원문을 소개하고 해석하면서 100년 전에 사용하던 언어가 아닌 현재에 사용되고 있는 영어 표현들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은 고아 소녀가 둘 다 독신인 매튜와 마릴라 남매에게 실수로 입양되어 성장하는 동안의 빨강 머리 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Ann이 아니라 E 자가 붙은 Anne이라 불러주기를 원하는 당찬 앤의 진짜 영어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씩씩하기만 했던 앤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매우 섬세한 앤의 상상력은 어두운 현실을 애써 피하기 위한 방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저 무뚝뚝하고 대화가 없던 매튜와 마릴라 남매가 앤을 사랑하는 마음도 알게 되었다.

마릴라가 짓는 미소 'rusty smile'을 직역하면 '녹슨 미소'라는 뜻이다. 이 표현은 몽고메리가 창의적으로 만든 표현이다. '어색한 미소'라고 번역하면 '녹슨'이라는 단어의 뉘앙스들이 사라져버린다. '어색과 '녹슨'은 엄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녹슨 미소'가 훨씬 마릴라가 앤을 처음 만났을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상황에서 지을 수 있었던 미소가 상상된다.

원래 번역문을 읽는 것은 우비를 입고 샤워를 하는 것과 같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원서를 누구나 읽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번역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제2의 창작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조이스 박이 선택한 38가지 중요 장면들을 읽으면서 마치 빨강 머리 앤 1권을 다 읽은 듯하다. 「빨강 머리 앤」의 생생한 진짜 감동을 느끼고 싶은 분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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