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 - 교유서가 소설
김종광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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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은 웃픈 시골 이야기다.

사실 김종광 작가는 내게 매우 낯선 작가이다. 그러나 거실에서 부모님은 드라마 <동이>를 무한 반복으로 보고 계시고, 나는 내방에서 마치 전원일기 재방을 보고 있는 기분으로 큭큭 혼자 웃으면서 읽다가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가슴이 아려왔다.

작가의 말에서 “21세기 농촌의 사관이고 싶었다”라고 고백하면서, 농촌을 소설이라는 틀에 집요하게 기록해온 재담꾼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특히 “도시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찍듯이 그린 것이 아닌, 시골의 현재를 직시하는 시골 소설”이라고 정의하면서 한층 진보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이 책에는 11편의 안녕시 육경면 역경리 사람들의 시골살이가 오롯이 담겨 있다.
처음부터 날 웃기게 만든 건 '큰면장', '김사또', '오지랖', '팔방미', '척박사', '해결사' 등 주인공들을 부르는 애칭이었다.

큰면은 큰 바위 얼굴에서 바위를 떼고 얼굴 '면'자를 써서 큰면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칭만 들어도 너무너무 직관적이고 우스꽝스러워서 저절로 웃을 준비가 되고 11편의 이야기들을 읽었다.

이 책은 시골살이를 동경하지 않고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충청도 사투리인 '유~~'의 느긋함은 독특한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우리동네 큰면장」은 역경리 최고 부자 큰면장에 관한 모든 것을 <큰 바위 얼굴>같은 전설 속 주인공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일러」는 김사또, 오지랖 부부가 영업사원 두 명의 꼬임에 넘어가 보일러를 새로 장만하지만, 한겨울에 고장 난 보일러 때문에 겪게 되는 이야기다.

「성공한 사람, 훌륭한 사람」은 “머릿속 골수가 말라버릴” 정도로 책에 심취한 성빈이 ‘책을 많이 읽으면 성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이야기다.

「당산뜸 이웃사촌」은 똥내를 풍기는 은행나무 열매를 처리하면서 생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여성 이장 탄생기」는 꿩 대신 닭 뽑는 선거가 치러지는 역경리 이장 선거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른 6편의 이야기는 직접 읽어 보길 바란다. 정말 오래간만에 많이 웃으면서 읽은 이야기였다. 역경리 사람들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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