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장면 소설, 향
김엄지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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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해석은 읽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 놓은 것 같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시를 읽는 기분이었다.

R은 8개월 전 미끄러져 5미터 밑의 바닥으로 추락했다.

사고로 기억을 잃었으나 자신이 기억을 잃었는지 조차 모르는 R의 이야기.

처음 보는 낯익은 얼굴이 R을 스쳐 가기도 했다.

R은, 모르는 R을 상상해야 했다.

R은 생각보다 더 R을 모르고.

현실과 기억을 왔다갔다 하는 장면들에서 보여지는

R의 알콜과 폭력의 문제로 아내와 헤어진 듯 보인다.

카레 냄새로 기억되는 아내.

얼음이 된 호수를 기억해 내는 R.

R에게 남겨진 겨울 장면은 무엇일까?

얼음이 된 호수에서 있었던 일들로 겨울 장면이 남았을 것이다.

스키장이나 화천 산천어축제로 남겨졌었던 나의 겨울 장면은

코로나로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 김엄지 작가의 겨울 장면에서 만난 R을 기억할 것 같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상상하는 기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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