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4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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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겨울은 따뜻했다.

한정원 작가의 시와 산책으로.

평소에 시인들이 쓴 산문집을 찾아서 읽고는 한다.

시인들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평범한 사람들은 쉽게 흘려보내는 것들을

시인의 특별한 감각으로 찰나의 아름다움을 잡아내기 때문이다.

한정원 시인의 글들을 읽으면서 이미 나는 시인의 감정에 물들어버렸다.

시인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에세이가 아닐까?

시와 산책을 엮어서 이렇게 잘 버무리다니.

우리는 소담한 밥상 위에서 잘 버무려진 글들을 떠먹으면 되리라.

내가 보는 것이 결국 나의 내면을 만든다.

산책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는 전과 다른 사람이 되듯이 <시와 산책>으로

나도 어느새 산책을 하는 사람이 시인의 옆에서 함께 걷고 있었다.

시인이 소개해주는 노인을 경외하는 마음, 그 한줄에 울어버렸다.

'온 마음으로 다해 오느라고, 늙었구나.'

내가 힘겨워하는 내 앞의 남은 시간을 그는 다 살아냈기 때문이란다.

측은지심.

바다에 대해 까뮈가 한 말

'강은 지나가지만 바다는 지나가고도 머문다.

바로 이렇게 변함없으면서도 덧없이 사랑해야 한다.

나는 바다와 결혼한다.'

까뮈 자체로도 근사한 말이다.

하지만 시인의 말은 재미가 있다.

'과묵한 강과 달리 바다는 우선 떠들썩했다.

자꾸 내 앞으로 달려와 발목을 잡았다.

강이 나를 따돌리는 친구였다면,

바다는 내가 시큰둥해도 거듭 다가와 말을 거는 속없이 다정한 친구 같았다.'

아~~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진다.

다정한 친구를 만나러 맘 편히 다녀올 날을 기다린다.

모든 구절 필사해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새로운 것으로 옷을 입혀 평생 간직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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