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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로 산다는 것 - 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이런 책은 정말 어렵다.
2001년 귀화한 박노자 교수의 노자는 러시아의 아들이란 뜻으로 지은 한국이름이다.
러시아의 아들이면서 사회주의자이면서 러시아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대한민국 여권을 갖고
노르웨이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역사학자이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이력이다.
그는 탈러, 탈남이라 얘기하는 주변인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겁없이 자신의 생각들을 펼쳐서 얘기할 수 있으리라!
그의 생각들을 들여다보면 어이없는 글들도 있지만
본인이 얘기하듯이 외부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흑백논리로 막 욕을 할 수도 없고
점잖 빼고 앉아서 나는 모르쇠로 갈 수도 없고
중도의 입장을 고수할 수도 없고
모든 것들이 아이러니하다.
맞다, 틀리다로 편가르기를 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을 읽고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작은 꼭지들 하나하나가 짧지만 강력하다.
썩은 내가 나는 권력의 문제점을 알지만 아무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지만 보수를 빙자한 기득권자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탈학벌! 언제나 말만 많았다. 사학의 문제는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일본? 그래. 일본은 건드리는거 아니지.' 건드리면 친일로 매장당한다.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지점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걸 막으려면 친해져야 한다는 의견에는 찬성표를 던진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외부로부터의 계몽은 무의미 할 것이다.
변화는 안으로부터, 각자의 동심으로 돌아가서 경쟁이 아닌 연대의 길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저자의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역할에 박수를 보낸다.
각자가 스스로에게 '나의 생각이 무엇이냐'라고 물어보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혁명적인 질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