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가 - 일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낸 파리의 관찰자 클래식 클라우드 24
이연식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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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드가 (1834.7.19~1917.9.27)

미술이란 범죄만큼이나 세심한 계획을 필요로한다.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 24번째 드가

드가의 작품들만 설명하는게 아니라 그가 살았던 그 당시의 파리의 사회적 분위기와 주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줌으로써 드가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19세기의 파리는 오스만 남작의 도시 개조 프로젝트로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었고, 사회적으로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의 벨 에포크 시대를, 미술사조로는 사실주의와 인상주의를 연결해주는 화가로 드가를 소개하고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드가는 평탄한 삶을 살았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기도 쉬웠다. 중산층의 삶과 자연을 주로 그리던 다른 인상주의 화가들과는 다르게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주로 그렸다.

드가는 무희의 화가라 일컬어지는데 얄궃게도 지금의 발레리나와 19세기의 무희들의 인식은 크게 다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의무를 가지고 길거리가 아닌 무대에서 스폰서를 찾아야했다. 그래서일까? 드가는 화려한 공연 중의 발레리나가 아닌 무대 뒷편의 모습을 더 많이 작품으로 남겼다. 어린 소녀들이 12시간 이상의 연습을 해야 했고 엄마들은 그런 소녀들을 감시 할 겸 스폰서를 찾기 위해 작품 속에 등장한 모습들을 보면서 그 때나 지금이나 노동하는 여성들의 삶이 참 팍팍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권력관계 속에서 쉽게 여성이 약자가 되는 사회시스템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빗질>이었다. 임신부의 뒤로 젖혀져 있는 몸, 빗질의 고통으로 두피를 누르고 있는 손과 괴로운 표정이 역력한데 하녀의 표정은 평화롭기까지하다. 머리를 길게 길러봤던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빗질할 때의 그 고통과 짜증이 확 느껴졌다. 그래서 배경은 고통을 나타내는 붉은 색을 사용한 것일까?

그저 시니컬한 성격에 싫어하는 것들 천지였던 여성혐오자 드가가 아니라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한테 관심이 더 많았던 드가로 기억하리라.

예술은 당신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당신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무엇을 보게 만드느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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