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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 인문학 카페에서 읽는 16통의 편지
노진서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월
평점 :
못찾겠다. 꾀꼬리, 쥐꼬리 ,말꼬리, 내꼬리?
어어 내꼬리? 내꼬리? 내꼴이, 지금 나의 꼴이 어떻단 말인가!
찌들었다, 삭았다. 자글자글하다. 시술을 했다.
모두 아니다. 난 아직 이팔청춘이다.
책의 처음이 몽상스런 만화로 시작하고, 못 찾겠다 꾀꼬리로 시작하다보니, 나도 몽상스러워졌는지 저리 장난을 하게된다.
이책은 이런 책인 것 같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챕터마다 써 놓고 그의 생각을 여러 유명한 위인이나, 작가들의 말 또는 글과 책을 함께 버무려 흘러가는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참으로 좋은 재밌는 글도 만날 수 있다. 이책을 읽으면서 사랑이면 사랑, 추억, 나이듦, 인생 등에 관한 그에 어울리는 좋은 책도 만날 수 있어 필요할 때 관계된 책을 골라 볼 수도 있겠다. 그 책이 왜 쓰여졌는지 그 배경도 알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줄거리도 짧막하게 요약해 놓았기에 재밌는 이야기들도 천일야화처럼 들을 수 있다. 마치 MBC에서 일요일 해주는 "신비한 서프라이즈"의 시간 여행도 하는 것 같은 몽롱함도 느끼게 해준다. 이팔청춘의 추억도 잔잔히 살릴 수 있고, 잃어버린 사랑, 부모, 젊음, 멋, 낭만 그리고 꿈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책 45쪽을 읽으니 알퐁스 도데의 "별'을 상큼하니 만날 수도 있고,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이 알퐁스 도데의 책에서 태어났다니, 음악이 왜 그리 맑고 경괘하고 깨꿋하게 느껴졌는지 이해가 갔다.
"모든 기운은 땅에서 나와 하늘로 올라간다, 우리가 가진 기운도 그렇다. 유아일 때는 그 기운이 땅과 가까운 다리에 머물러 있어 아이들이 빨빨거리며 뛰어나니고, 그러다 사춘기가 되면 기운은 하늘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 사타구니 부근에 머물기에 사춘기와 청년기에는 생식기에 기운이 뻗친다는 것이다. 다시 장년이 되면 기운은 더 위로 올라가 가슴에 도달하니, 뜨거운 사람이 되어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고 따뜻한 여유를 갖는다고 한다. 그리고 후에 노년이 되면 입응로 기운이 모아져 말이 많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기운이 없다고 하시며 밤새 이야기를 나누신다는......그러다 기운이 더 올라가 머리카락으로 해서 하늘로 빠져 나가면 저 세상으로 간다"
그럴듯하지요?
책 읽으면서 도처에 쑥이 자라나는 것처럼 재밌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이 있어 웃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도 하고, 가슴 찡한 사랑을 느끼기도 하고, 안타까운 이별도 보기도 하고, 중세 은밀히 오가는 야담도 찾을 수 있다.
예이츠의 '살리정원아래서'는 임형주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카프카의 '변신'에서는 현대 약해져가는 가정의 역할을 되새겨볼 수 있다. 또한 정지용'향수' 오규원의'여름에는 저녁을'에서는 우리 마음의 고향인 영원한 공간적 배경인 시골의 냄새를 잔잔히 떠올릴 수 있다. 40대인만큼 이부분에서는 어릴 적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던'그 곳이 그립지 않을까!
아니다!, 어쩌면 일 년의 두 번 한 민족의 대이동이 생각나 몸서리가 쳐질지도......
도중에 약간 늘어지거나 지루함이 와 살짝 하품을 할 수 있겠지만은 꽃향기가 만발해지는 춘삼월과 밀익는 오월에 목련나무 아래서 읽어보면 편안하고 나른한, 행복한 봄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이서평은 한우리북카페 지원에 의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