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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등
아키모토 야스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이라는 것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어릴 때에는 인지하지 못하다가 어느덧 성장해서 어른이 되었을 때 죽음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죽음은 바쁘게 살아가는 지금의 세상에서 큰 걸림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모습을 봤을 때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그 사람의 죽음을 함께 슬퍼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이 죽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밥을 먹는 것처럼 늘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상당한 문제와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문제는 항상 존재하고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죽음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리가 아는 코끼리는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을 때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자리를 비우고 마지막으로 등을 보이면서 죽는다고 한다. 혼자 외롭고 쓸쓸하게 죽음의 길로 가는 코끼리의 모습을 상상하면 할수록 눈물이 난다. 누구나 죽는 것은 당연한데 말이다. 바쁘게 살다 보니 죽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코끼리의 등」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오래전에 읽었던 《아버지》라는 소설이 생각이 난다. ‘죽음’이라는 공통적인 소재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코끼리의 등」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코끼리가 자신의 죽음을 다른 동료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뒷모습을 보이며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이 작품의 주인공 역시 그런 죽음을 선택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 배웅을 받으면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주인공 ‘후지야마 유키히로’는 48세의 중년의 남자였고 아버지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폐암이라는 선고로 6개월이라는 시간밖에 없었다. 그는 과거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잘못했던 일, 상처주었던 일, 첫사랑, 친구와 동료 등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소재라서 다소 무거운 느낌도 있다. 하지만, 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암에 걸린 당사자가 어떤 마음가짐과 생각을 했는지도 이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결국, 모든 이에게는 마지막에는 죽음이라는 숙제가 남아있지만, 그 죽음을 어떻게 아름답게 맞이하고 자신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후회 없이 세상을 떠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인생에서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에 충실하고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인생의 한 부분이 있다면 후회하지 않게 매듭을 짓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배웅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면 행복한 죽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