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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의 잠자는 미녀
아드리앵 고에츠 지음, 조수연 옮김 / 열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학교 다닐 적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 ‘미술’이었다. 단지 그림이 좋았고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기에 더욱 그림의 매력에 그리고 미술이라는 과목에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술을 볼 때면 궁금한 것들이 많아진다. 그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에서부터 무슨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고 완성했을까? 등등 말이다.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럽기까지 하다.
예술적 소재로 말미암아 전개되는 이야기를 만났다.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라는 제목이었다. ‘앵그르’의 작품은 본 기억이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얼핏 봤던 작품을 다시 기억시켜주게 만들었다. 마냥 그림이 좋아 그림만 보았고 내가 본 그림이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라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추리와 스릴러의 묘미를 갖춘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의 배경이 되었던 1814년 ‘앵그르’의 작품이 사라진 시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기에 그 시대의 배경을 알고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중심인물은 3명이 등장한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와 ‘카미유 코로’ 그리고 ‘테오도르 제리코’가 등장한다. 물론 주변인물들도 등장하지만, 이 세 명이 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앵그르’가 그린 그림에 등장하는 ‘나폴리’라는 여인을 그리게 된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적 아름다움을 찾고 그림을 그리게 된다. 하지만 ‘나폴리’라는 여인과 함께 ‘앵그르’가 그린 작품과 함께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그리고 세 가지 축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우선, ‘앵그르’가 바라본 이야기로 펼쳐진다. ‘앵그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적 아름다움을 찾고자 ‘나폴리’를 모델로 하여 그림을 그리고 모든 그림에 그리고 삶에 그녀가 항상 등장한다. 하지만, 그녀의 그림을 완성하고 나서 작품과 함께 그녀는 행방을 감추게 된다. 갑자기 사라져버린 그녀와 작품으로 ‘나폴리’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지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로 ‘카미유 코로’가 바라본 이야기로 전개된다. 그는 어떤 클럽에서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를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작품을 다시 보기 위해 알아보던 중 작품 속의 그녀처럼 보이는 여인을 만난다. 세 번째는 ‘테오도르 제리코’가 바라본 시선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제리코’는 사라진 작품 ‘나폴리의 잠자는 미녀’를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또 다시 사라져 버리게 되고 작품의 행방은 더욱 알 수가 없다.
이 책은 역사적 배경으로 전개되는 미스터리 장르였고 세 명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색다르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 책의 배경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기에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각각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사라진 작품에 대한 행방의 궁금증이 더욱 커져만 갔다.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라는 생각을 늘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책은 생각보다 얇은 데 비해 책장은 좀처럼 넘어가 지지 않았다. 내가 예술적인 지식이 부족한 탓이었을까? 아니면 추리력이 부족한 탓이었을까? 둘 다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덮으면서도 의문은 남았다. 오랜만에 예술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책을 만났기에 어렵긴 했지만 알아간다는 재미와 함께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