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결혼식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가끔 소설을 읽을 때 혹은 어떤 영화를 봤을 때 현실인지 혹은 꿈꾸는 환상인지 선을 긋는 것처럼 모호할 때가 있다. 아마도 우리 인생도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그 어떠한 해답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을 살아가며 누군가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 꿈이 비록 자신이 이루지 못하는 높은 산에 걸려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그 꿈을 꿈꾸며 한 걸음 나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생은 현실이지만 때론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서 현실의 경계선을 구분 짓지 않고 흐릿하게 만들어버리는 작품을 봤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 흐릿함이 우리가 꿈꾸는 인생이나 생각하는 인생의 한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가 그랬다. 평범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때로는 너무 평범함은 묻혀버리기에 평범함 보다는 오히려 특별함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욱이 소설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더 깊이 자리 잡는 것 같다. 지금의 현실과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소설 속의 세상은 작가의 환상과 상상만으로 펼쳐지는 무방비 상태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작가 《한지수》 씨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되었다. 일본 소설과 외국 소설을 즐겨 읽던 나에게는 더욱 생소하게 다가온 작가이기도 했다. 그리고 작품 역시 그녀의 매력을 담고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자정의 결혼식」이라는 독특한 제목 때문에 더 궁금했다. 이 작품은 모두 7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소설의 단편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현실과는 조금 먼 이야기였고 단편마다 등장하는 주인공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거나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작품은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독특한 이야기와 주인공 혹은 캐릭터에 대한 비밀로 보여주는 이 작품은 각각 다른 이야기이지만 마지막에는 하나의 무언가를 툭 하고 던져주는 느낌이 들었다. 쉽게 말해 물이 흐르는 각각의 물줄기가 어느 지점에서 모여 커다란 강이나 호수를 이루어 그 물이 하나로 만나는 것처럼 이 작품은 그런 느낌이 들게 해준 작품이었다. 여성에게 있어서 중요한 자궁의 비밀이나 나 자신이 당신이 되어보기도 하고 현실과는 다른 이야기의 색채로 독특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안겨주었다.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면서 정작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잊힌 것들에 대한 기억을 이 작품에서는 되짚어주고 있었다. 누군가의 삶이라던가 혹은 생명, 고민 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여성성’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더 많이 맞추고 있었고 성 정체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지금의 사회 모습은 여성도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런 부분에서 이 작품은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정작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을 조곤조곤 되짚어주며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나에게 조금 낯설게 다가온 작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편을 한 편씩 읽으면서 작가 《한지수》 씨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였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편 중 「미란다 원칙」에서는 주인공의 혈액형이 A형에서 O형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것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단편마다 메시지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었지만 여성, 생명, 자연, 사람 등 다양한 소재로 무언가를 생각하게 해주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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