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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버스데이 - 부모와 아이의 인연을 60억 분의 1의 기적
아오키 가즈오.요시토미 다미 지음, 오유리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자신도 모르고 상대방에게 심한 말을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친한 친구에게나 가족, 아니면 가까운 친인척에게 무심코 던진 말로 상대방에서 심한 상처를 주었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이라면 실수하기 마련이고 그 실수 중에서 이런 일도 실수의 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사람에게는 선과 악이 함께 존재한다고 한다. 더욱이 악이라는 것은 싸울 때 무심코 그 얼굴을 드러내게 되고 그 상황에 흥분된 마음상태에서 평소에 없던 말을 자연스레 내뱉게 되는 것이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상대방은 심한 상처를 받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는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가까운 친구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나면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속으로 많은 반성을 하게 되는데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내뱉으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더욱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서는 더 그러할 것이다. 가끔 병원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야단치는 광경을 보게 된다. 어떤 엄마는 타이르기도 하지만 어떤 엄마는 때리거나 심한 말로 아이를 울리기도 한다. 각자 사랑하는 방법이 달라서였을까.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것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고 자신의 아이까지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해보게 된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부모와 자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송을 볼 때면 따뜻하고 정말 가족은 저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방송에서 봐 왔던 이야기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다. 「해피버스데이」라는 이 책은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지만 일본의 모든 엄마를 울린 책이라고 한다. 그 감동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스카’는 실어증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 그렇게 된 이유는 엄마 ‘시즈요’ 때문이었다. 자신의 생일날 엄마의 한 마디로 실어증에 걸리고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리게 된다. ‘넌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엄마의 한마디로 엄마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지는 알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아스카’는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시골에 계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잠시 요양차 가게 된다. 그곳에서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관심과 사랑으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게 되고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생명의 소중함과 점차 말문도 열어가게 되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깨닫게 된다. 그렇게 다시 건강을 차츰 회복해가고 있는 ‘아스카’는 다시 학교에 가게 되지만 자신의 단짝인 ‘준코’를 위해 지금까지 자신도 몰랐던 용감함까지 보여주게 된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는 단짝을 위해 그리고 장애라는 것으로 일반 학생과 전혀 다른 대우와 놀림을 당해야 하는 ‘준코’를 위해 대신 나서게 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서 배운 생명이나 모든 사람은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이거나 혹은 마음속에 숨겨진 상처이거나 아픔을 하나 정도는 안고 살아간다. 이것은 인생의 고달픔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극복하고 견뎌내야 하는 자신을 위한 과제가 아닐까 한다. 이 작품에서 ‘아스카’처럼 엄마에게 받은 상처로 실어증에 걸려 마음의 상처를 받고 마음을 굳게 닫아버리게 되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을 극복하고 생명이 소중함이나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소중하며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함부로 내뱉는 말로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은 삼가야 하고 그 존재가 타인이 아닌 가족에게 내뱉는 말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대부분 아이가 태어났을 때 부모는 행복하고 감격에 겨워 눈물까지 흘리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전혀 달라서 읽으면서 놀라기도 했다. 생명이라는 것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존재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새 생명을 기다리게 되고 기대하게 되는지 탄생이라는 것 자체를 축하해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와 반대의 이야기로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마지막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책장을 덮었다. 부모나 아이를 위한 책이 아닌 모든 사람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